사회 사회일반

"암 극복한 2030 '새로운 삶 리부팅' 도와요"

청년 암생존자 사회복귀 지원 BMS제약

6년째 리부트 프로그램 후원 활동

19~39세 저소득층 환자 대상으로

희망하는 취·창업 등 지원 서비스

요리사·간호조무사 공부하는 청춘들

"꿈 찾으며 새 활력…삶 재시동 기분"

‘리부트’ 5기로 참여해 한식 요리사의 꿈을 키우는 강연우 씨의 요리. 사진 제공=한국BMS제약‘리부트’ 5기로 참여해 한식 요리사의 꿈을 키우는 강연우 씨의 요리. 사진 제공=한국BMS제약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말 그대로 삶에 재시동을 건 기분입니다.”



강연우(37·가명) 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휴대폰에 저장된 100여 장의 요리 사진을 내보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갑상선암은 강 씨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처음에는 수술만 무사히 끝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수술 후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병가를 연장하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강 씨는 “암 투병 후 직장을 관두니 직업뿐 아니라 나 자신을 잃은 것만 같았다”고 회고했다. 체력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지쳐 있던 그는 청년 암 환자 자립 지원 프로그램 ‘리부트(Reboot)’를 통해 새로운 꿈을 찾았다. 자립 지원금으로 한식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는 그의 목표는 한식 요리사와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해 어머니와 도시락 가게를 개업하는 것이다.

암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 완치 목적의 주요 치료를 마친 사람을 암생존자라고 한다. 항암치료의 발전으로 암생존자도 크게 늘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2022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1.5%로 집계됐다. 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5년 넘게 생존하는 셈이다. 암 환자들은 치료 후에도 다양한 신체적 문제와 정서적 불안에 시달린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실직률은 46.6%에 달했다. 반면 암 진단 후 5년 내 직장 복귀율은 30% 남짓이다. 암 투병 중 신체 기능이 저하돼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생존율과 함께 치료비도 뛰면서 생활고를 겪는다.



암 발병 시기는 갈수록 어려지는 추세다.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30대 암 환자는 7% 늘었고 20대는 무려 26% 증가했다. 정년 시기를 60세로 잡아도 완치 판정 후 최소 20년 넘게 경제활동을 이어나가야 하지만 20~30대에 암 진단을 받은 생존자의 상당수는 직장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암협회 조사 결과 20~30대 암경험자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용 유지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 복귀를 위해 진로 상담이나 직업 복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젊은 세대의 암 투병은 사회적 측면에서도 손실이 크다. 청년 암생존자들의 사회 및 학업 복귀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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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 5기로 참여한 박보영(왼쪽) 씨는 지원금으로 간호조무사 자격증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BMS제약‘리부트’ 5기로 참여한 박보영(왼쪽) 씨는 지원금으로 간호조무사 자격증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BMS제약


‘리부트’는 암을 극복한 청년들의 사회 복귀와 자립을 돕기 위한 경제적·정서적 지원 프로그램이다. 한국BMS제약이 후원하고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한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금과 1대1 매칭 방식으로 마련된 회사의 출연 기금으로 올해 8월까지 5기 선정자에 대한 지원을 마쳤고 현재 6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매년 수술·항암요법 등 암 치료를 완료한 만 19~39세의 저소득 암 환자 10명을 선발해 본인이 희망하는 취·창업 및 교육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했던 박보영(36·가명) 씨는 2016년 난소암 진단에 이어 지난해 재발까지 겪으며 크게 상심했다. 하지만 아픈 환자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찾으며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리부트 5기로 선정된 박 씨는 현재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 수업을 듣고 있다. 이모티콘 제작부터 코딩, 미용 기술 등 참가자들이 희망하는 진로는 다양하다. 투병 기간에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했을 환자와 보호자의 정서 회복을 돕기 위해 여행, 공연 관람 등의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바우처도 제공된다.

한국BMS제약 임직원들이 전국 암 환자들을 응원하는 걷기 후원 행사 ‘2023 BMS 스텝 포 페이션츠’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BMS제약한국BMS제약 임직원들이 전국 암 환자들을 응원하는 걷기 후원 행사 ‘2023 BMS 스텝 포 페이션츠’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BMS제약


2018년 첫발을 뗀 리부트 프로그램이 6년째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한국BMS제약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H2O(Heart and Hands as One)’ 팀이다. 사회 공헌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실행도 H2O 팀에서 전담한다. 팀 출범 때부터 참여해온 손신지 한국BMS제약 이사는 “환자 중심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고민해서 만든 프로그램인 만큼 내부적으로 지속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청년 암생존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BMS제약은 리부트 외에도 암 환자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리커버’, 세계 환자 주간에 진행되는 사회 공헌 기금 마련을 위한 ‘스텝 포 페이션츠’ 등 활발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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