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올해 상선 수주 비중을 다소 줄이고 함정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3일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상함·잠수함이 포함된 특수선(함정) 사업의 수주 목표치를 9억 8800만 달러로 잡았다.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 5, 6번함 수주를 놓쳐 기저효과가 있지만 지난해 수주액 대비 목표는 615% 많은 수준이다.
상선이나 해양 플랜트는 사업 목표치를 축소했다. 회사는 상선 분야에서 올해 52억 달러가량 수주할 계획을 세웠다. 전년보다 50% 이상 줄인 목표치다. 해양 플랜트 목표치도 10억 달러로 25% 줄었다.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치 밝히지 않기로 했다. 회사 측은 “수익성을 극대화 시키는 선별수주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함정 사업에서 본격적인 실적을 낼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가별 함대 현대화 계획에 따라 신규 함정 소요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에 함정 건조 시설을 짓고 해외 방산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데 각각 2500억 원, 455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눈길을 끈 것은 두 회사가 상선 분야의 수주 계획을 낮추거나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선에 힘을 다소 빼고 함정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외 조선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선박 발주량은 3809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중국이 같은 기간 5% 수주량이 줄어든 데 비해 우리나라는 41%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선 발주량 자체가 줄어들었고 한국 조선소는 생산력을 확대하지 못해 일감이 3~4년 치까지 밀려 있다.
상선 도크가 꽉 차면서 조선소들이 특수선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확대되는 지정학적 분쟁도 한몫하고 있다. 함정도 무인화·자동화가 대세라 부가가치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당장 올해 우리 해군의 KDDX 사업이 나온다. 2030년까지 6000톤급 이지스함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한다. 총 6척을 발주하고 예상 수주 금액만 7조 8000억 원이다. 올해 가시화될 캐나다·폴란드·필리핀 잠수함 사업도 관심이다.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은 현지 외신 등에서 60조 원 규모로 평가하며 사업성이 매우 크다.
방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잠수함 건조비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격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함정 안에 들어가는 전투 체계 성능도 좋아지고 무인화 추세에 산업적으로 고부가가치화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