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빈민운동의 대부’ 고(故) 제정구 전 국회의원의 동생인 제정원(세례명 베드로) 신부가 6일 선종했다고 천주교 인천교구청이 전했다. 향년 72세.
1952년에 태어난 고인은 1988년 2월 사제 서품을 받았고 같은 해 인천 간석2동 성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2005~2006년 성모자애병원장을 지낸 뒤에도 대청도·영흥·부평1동·만수1동 성당 등 인천 지역 성당의 주임신부로 일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성사 전담 사제로 봉사해왔다.
형과 함께 군사정권에 맞서다 투옥된 적도 있다. 작가 유시민 씨가 2019년 4월 한 방송에 출연해 “(내가 군법회의에 회부됐을 때) 수감자들이 결박돼 조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비 한 마리가 들어왔다. 어떤 분이 들어온 나비를 잡아 내보내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는데, 헌병도 그 사람을 어떻게 하지 못했다”고 제정원 신부의 모습을 회상한 적이 있다.
빈소는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9일 오전 10시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