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업무공백 없다" 진화 나섰지만… 美국방장관 ‘비밀 입원’ 파문 확산

바이든 등에 입원 4일 뒤 사실 알려

임무 대행 부장관도 같은 시점 알아

투명성·신뢰 결여 행동에 비판 확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조 바이든 대통령 등에게 보고 없이 입원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조 바이든 대통령 등에게 보고 없이 입원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자신의 역할을 대행할 부장관에게까지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입원한 데 따른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입원 상태에서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밝히는 등 파문 진화에 부심하고 있으나,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오스틴 장관이 알려진 것보다 매우 비밀리에 입원했으며 캐슬린 힉스 부장관도 입원 나흘 만인 4일에야 입원 사실을 알았다고 7일(현지 시간) 전했다. 힉스 부장관은 휴가를 보내다가 2일부터 장관의 임무 중 일부를 대행했으나, 오스틴 장관이 왜 자리를 비웠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셈이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22일 수술을 받은 후 다음날 퇴원했으나 합병증이 발병, 1일부터 현재까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핵심 관리들은 힉스 부장관과 같은 4일에야 입원을 보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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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에서 핵심을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인 국방장관이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부재했다는 점에서 투명성에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P통신은 “이렇게 비밀을 유지하는 건 과거 미국이 국가안보 위기에 빠졌을 때 보여준 일반적 관행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핵공격 발생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다른 당국자들과 연락할 보안 통신장비에 접근하는 건 중환자실에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오스틴 장관을 비판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이번 사건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의원들에게 “사실에 대한 완전하고 즉각적인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군사위원회에서는 공화당 간사 마이크 로저스 의원과 민주당 간사 애덤 스미스 의원이 공동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의 상태를 공개하는 과정이 어땠는지 우려스럽다”며 “받았던 수술과 합병증, 현재 건강상태 등 여러 의문사항을 대통령과 의회에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문이 커지자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5일 저녁 업무를 재개한 이후 부서 운용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참모들에게 필요한 지시도 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힉스 부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등 고위급 참모들과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고 라이더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퇴원 일정은 미정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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