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를 운영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쟁 치킨·버거 브랜드인 KFC 제품을 먹어볼 것을 권유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KFC 치킨과 코울슬로, 콘샐러드 등이 담겨 있는 치킨 박스 사진과 함께 "형 저녁으로 KFC 먹는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 '형'은 정 부회장이 누리꾼들에게 친근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호칭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그는 "형 후배가 여기(KFC) 사장인데 이 친구 온 뒤로 많이 바뀌었다"며 "니들도(너희들도) 한번 먹어봐"라고 추천했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다른 사진에는 셋째 자녀로 추정되는 여자 어린이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정 부회장이 후배라고 밝힌 인물은 KFC코리아의 신호상 대표다. 과거 신 대표는 신세계그룹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에서 디지털 마케팅 담당으로 근무했다.
1978년생인 신 대표는 서울 대원외고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2017년 버거킹코리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근무하면서 2018년 '몬스터 와퍼'를 내놓은 그는 2021년 이마트24로 이직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5월 KFC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재계 셀럽’으로 불리는 정 부회장의 ‘홍보’에 신 대표도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형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충성!"이라면서 "더 맛있고, 더 멋진 KFC 꼭 만들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해시태그(#)와 함께 '용진이형은 용진이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신 대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따로 게시물을 올려 "우와! 진짜 이런 일이! 어제 용진이형님(정 부회장)이 KFC 포스팅을 해주시고 딜리버리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면서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 형님!"이라고 적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83만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정 부회장의 '경쟁사 홍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6월 "고기 한 점 올리고 먹으면 예술"이라며 농심의 한정판 제품 '하얀짜파게티' 사진을 올렸다. 과거 2011년엔 당시 신제품이었던 '신라면 블랙' 시식기를 올리면서 "사골국물 맛이 나서 국물맛이 좋다"고 평한 뒤 "결국 밥 한 공기 투입"이라면서 싹싹 비운 라면 그릇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9월 하림이 만든 '더미식 유니자장면' 제품 사진을 올리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먹어봐라. 예술이다"라며 "냉장도 냉동도 아닌 상온이다"라고 적었다. 같은 해 6월에는 풀무원의 '식물성 지구식당 두유면' 사진에 "밀가루 국수 아니다 살 덜 찐다 심지어는 맛있다"고 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