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폰의 미래…'더블A(AI·AP)'에 달렸다[양철민의 아알못]

갤럭시24, 이달17일 美에서 공개

스냅드래곤 GPU 넘어선 엑시노스

발열·전성비 개선…2년만에 출격

'가우스' 기반 실시간 통역도 관심





삼성전자가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에서 발표 예정인 ‘갤럭시S24’의 성패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인공지능(AI)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라인업에 자체 생산 AP인 ‘엑시노스2400’과 퀄컴의 AP인 ‘갤럭시향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병행 탑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또 삼성전자가 자체 AI 모델 ‘가우스’를 바탕으로 갤럭시S24에서 구현 가능한 실시간 통역 서비스 등을 언팩행사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우스는 메타의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라마(LLaMA) 2’를 기반으로, 삼성의 음성인식비서 ‘빅스비’ 등 및 자체 언어 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시킨 AI모델로 알려졌다. 다만 라마2의 한국어 생성 능력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경쟁사 제품 대비 떨어지는 만큼, 삼성전자 측은 가우스의 한국어 답변 능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냅드래곤 턱밑까지 쫓아온 엑시노스…GPU 성능↑


9일 긱벤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삼성의 최신 AP 엑시노스2400은 싱글코어 점수 2193점, 멀티코어 점수 6895점을 각각 기록 중이다.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 3세대의 싱글코어 점수(2297점) 및 멀티코어 점수(7104점)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엑시노스 시리즈가 2년전 2200 모델 출시 당시 발열 문제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데다, 엑시노스2300 모델은 아예 양산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절치부심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삼성전자 MX 사업부 내 AP솔루션개발팀은 엑시노스2400 성능 고도화에 1년 넘게 공을 들였다.




엑시노스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퀄컴 제품 대비 떨어지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퀄컴 제품 성능을 앞선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엑시노스2400에 탑재된 RNDA2 아키텍처 기반의 GPU ‘엑스클립스(XClipse) 940’의 벌칸 벤치마크 점수는 1만3858점으로, 스냅드래곤8 3세대에 탑재된 GPU ‘아드레노 750’의 점수 1만2946점 대비 6% 이상 높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2400의 발열과 전성비(전력 대 성능비) 또한 퀄컴 제품 대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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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4 일반 모델의 흥행 여부는 ‘엑시노스 시리즈’의 지속가능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삼성전자 전사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실제 엑시노스 시리즈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의 전체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3분기 AP 구입으로 4조1032억원을 지출한 반면 지난해 3분기에는 관련 비용으로 8조9898억원을 지출해 2년새 관련 비용이 2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최상위 시리즈를 1년 넘게 출시 못해 퀄컴의 AP를 대량 구매하며 관련 비용이 갑절로 증가한 탓이다. 삼성전기 등에서 수급하는 카메라 모듈 구입 비용은 같은기간 4조3064억원에서 3조9342억원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AP 비용 부담 증가가 유독 눈에 띈다.

한편 갤럭시S24 일반 및 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2400이,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에는 스냅드래곤8 3세대가 각각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4 모델에는 8GB 용량의 D램이,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에는 12GB 용량의 D램이 각각 탑재된다. 갤럭시S24 및 플러스 모델은 전작과 가격이 비슷하고, 울트라 모델 가격은 전작대비 8만원 가량 높게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과 같게 책정한 것과, 삼성전자의 AP 구매관련 비용 부담 등이 이 같은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AI기업으로 변신 중인 삼성…"이제는 가우스전자"


갤럭시S24의 또다른 승부처는 AI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접속 없이 단말기 내에서 AI 기능을 제공하는 ‘온디바이스AI’를 갤럭시S24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성능 구현을 위해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2400의 AI 연산성능을 전작 엑시노스2200 대비 17배 이상 끌어 올렸다. 최근 개발된 퀄컴이나 미디어텍 등이 공개한 AP는 모두 AI 성능 강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들 칩 모두 30억~60억개 가량의 매개변수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24 언팩행사에서 AI를 바탕으로한 실시간 통역 기능 시연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음성비서 ‘에이닷’에 기반한 실시간 통역서비스 ‘에이닷 통역콜’을 선보인 가운데, 삼성전자의 통역 서비스는 ‘에이닷 통역콜’ 대비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애플은 AI에서 한참 뒤처져 있으며 삼성전자는 향후 몇 달간 시장에 애플의 이러한 결점을 부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등 손안의 AI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대비 앞서가는 모습”이라며 “AP 성능의 상향 평준화로 AI성능이 AP의 핵심 경쟁요소가 되고 있는 만큼, 엑시노스의 AI 성능 고도화 추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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