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 입주 예정 아파트의 사전점검 결과 주요 시설에서 하자가 나타나고, 일부 화장실에서 인분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돼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조사에 나섰다.
세종시는 이달 말 입주 예정인 산울동 A 아파트 사전점검 과정에서 시공 불량 등 여러 가지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전문가와 함께 본격적인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 아파트 단지 사전점검에 나섰던 입주예정자들은 엉망진창인 내부 모습을 비롯해 화장실 바닥에 방치된 인분까지 나오자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아파트는 금호건설에서 지은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세종시 신축아파트 사전점검을 다녀왔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사전점검이 예정돼 있지만 건설사 쪽에서 좀 더 완성된 모습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해 다소 늦춰졌다”며 “완성된 모습을 예상했지만 기대가 바사삭 무너졌다”고 설명하며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천장은 아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고, 벽타일의 마감도 엉망이었다. 복도에는 건축 자재가 가득 쌓여 있었고 바닥 마루 시공도 마무리가 덜된 상태였다.
심지어 벽 한쪽에는 누군가 벽지를 긁어 글자를 적어놓은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A씨는 이 글자가 욕설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가장 황당한 모습은 곳곳에 방치돼 있던 인분이었다. 누군가 변기에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았다. 또 다른 세대에는 화장실 하수구에 변을 보고 가려둔 상태였다.
A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이 외에도 해당 아파트는 공정 중 화재 발생을 은폐했고, 일부 동은 아예 시공조차 되지 않았다. 도면과 다른 시공 등 수많은 문제로 인해 입주 자체가 가능한지 의문마저 들고 있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사전 점검에 대한 불만은 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다. 두 아이 엄마라 밝힌 30대 여성 B씨는 “경남 사천에서 세종까지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사전점검을 하러 올라갔는데 전등 켜는 스위치조차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어두운 상태로 사전점검이 가능하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여성은 “아파트 분양가가 4억인데 우리 집이 생긴다는 기대에 맞벌이면서도 해외여행 한번 안 가고 열심히 모은 돈과 땀과 피였다. 전 재산이 들어가는 집이다”라며 시의원들에게 사전점검 현장 방문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하자가 모든 세대에 있는 것은 아니다. 입주 전까지 미흡한 부분이 없도록 완공하겠다”면서 “(인분 문제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하고 있으나 돌발 상황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보배드림에 올라온 문제의 아파트는 1350세대, 오피스텔 217세대 등 총 1567세대로 이뤄졌으며, 오는 3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