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전문가와 업계는 정부가 10일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 경기 보완 방안’에 대해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즉각적인 주택 가격 반등이나 매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먼저 업계에서는 수도권 재건축 초기에 접어든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 부담이 사업 시행 인가 시점으로 미뤄진 만큼 이들의 사업 속도가 단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안전진단-추진위원회-조합 신청-조합 설립 단계의 규제가 과감히 완화되면 이들 단지의 재건축정비사업 속도가 3년 이상 단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한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추진위원장도 “통상 한 단지가 안전진단 자금을 모금하는 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이 소요된다”며 “재건축 안전진단이 조합 출범 이후로 밀리면 모금에 필요한 시간이 사라지는 만큼 사업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발표가 재건축 가능 단지들의 가격 상승이나 매수 증가세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상당수의 재건축사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인허가를 받는 데 실패해서가 아니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인한 낮은 사업성이나 높은 공사비 등이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정비사업은 인허가보다 개별 소유주나 조합원들의 자금 여력에 따라 결정된다”며 “아직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가 단지별로 어떻게 적용될지 정해지지 않은 만큼 막연하게 미래 가치를 기대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 업계도 주택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이번에 발표된 각종 정비사업의 속도감 있는 정책과 다양한 유형의 주택 공급 여건 개선을 위한 도시·건축 규제 완화와 소형 주택 구입 부담 경감 등의 정책을 통해 공급 절벽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환 보증 신설 등의 자금 조달 및 유동성 지원 방안으로 건설사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도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경감안도 정부가 시장 정상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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