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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망 직전 월남 대통령 인터뷰로 10·24 언론파동 촉발…홍순일 전 한국일보 이사 별세

유신정권, 국장·사장 연행 사태

홍순일 전 한국일보 이사. 사진 제공=유족홍순일 전 한국일보 이사. 사진 제공=유족





1974년 패망 직전의 베트남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했다가 유신 정권의 심기를 건드려 편집국장과 사장이 연행되는 사태를 촉발한 홍순일 전 한국일보 이사가 12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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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74년 한국일보 창간 20주년을 맞아 순회 특파원으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 등과 릴레이 인터뷰를 했다. 문제는 패망 직전인 1974년 10월 응우옌반티에우 베트남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했을 때였다. ‘반정(反政) 절정…티에우의 고민’이라는 해설 기사를 실었는데 부제로 ‘보좌관들 부패는 바로 티에우의 부패’ ‘광범위한 요구에 체제 위협 우려’라고 붙인 게 당시 유신 정권의 심기를 건드렸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홍 특파원이 쓴 영문 기사 원본과 번역문을 참고 자료라는 명분으로 압류했고 김경환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장강재 발행인 등을 연행·조사했다. 한국일보 기자들이 10월 24일 총회를 개최한 뒤 ‘민주 언론 수호 결의문’을 채택한 사실이 외신에 보도됐고 때마침 있었던 동아일보의 ‘자유 언론 실천 선언’ 채택과 함께 후일 ‘10·24 언론 파동’으로 불리게 됐다.

유족은 부인 김금순 씨와 사이에 딸 홍승희 씨, 아들 홍용표(한양대 교수·전 통일부 장관) 씨와 사위 서승환 연세대 총장, 며느리 임선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8시.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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