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최대 은행 JP모건 작년 65조원 이익…사상 최대 실적

고금리에 이자이익 늘고 'SVB 사태' 때 몸집 더 불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12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2023년 연간 순이익이 496억달러(65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2년(377억달러) 대비 32%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미국 은행권 위기 때 인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순익 41억달러가 포함된 실적이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1년새 순익이 78억달러(21%) 늘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마진이 늘어난 가운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우량 대형 은행에 고객이 몰려 자산도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해 몸집을 불린 것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실제 JP모건의 2023년 연간 순이자이익(NII)은 897억달러로 전년(671억달러) 대비 34% 늘어났다. 순이자이익은 대출이자로 벌어들인 돈에서 예금이자로 고객에게 지급한 돈을 뺀 수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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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실적 발표에서 "2023년 우리의 사상 최대 실적은 순이자이익과 대출 모두 기대를 웃돈 성과를 거둔 결과"라며 "이들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 뒤로도 우리는 매우 건전한 수익을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93억달러로 집계됐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부과한 특별 부담금 29억달러와 재량적 증권 평가손실 7억 4300만 달러를 차감하지 않았다면 4분기 순이익은 121억 달러에 이른다. 앞서 FDIC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BV)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당시 예금을 전액 보장키로 하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을 은행권에 특별 부담금 형태로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다이먼 회장은 인플레이션이 쉽게 둔화하지 않을 위험이 아직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견고한 소비와 함께 지속해서 회복력을 보여주면서 시장은 현재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막대한 규모의 재정적자 지출과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촉진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어 "녹색경제를 위한 지출 증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방비 및 보건의료 부담 증가 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쉽게 둔화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시장 예상보다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JP모건과 달리 다른 미국 대형은행들의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작년 4분기 순익이 31억달러로 1년 전(71억달러) 대비 56% 하락했고 웰스파고 역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지만 예금 및 대출 감소로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티그룹은 작년 4분기 18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예보 특별 부담금(17억달러)을 비롯해 러시아 및 아르헨티나 송금 위험과 관련한 충당금 13억달러를 쌓는 등 비용이 불어난 게 실적에 부담이 됐다. 씨티그룹은 이날 실적 발표 후 비용 절감을 위해 2만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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