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황이 6·25 전쟁 직전만큼이나 위험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잦은 ‘전쟁’ 언급이 허세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탈북민 출신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너무 과도한 평가"라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지난 15일 전파를 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미국 전문가들이 현재 남북관계 대결 상황을 6·25 전쟁 전과 같다, 이렇게 평가했다"며 "그런데 6·25 전쟁 때와 지금은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6·25 때는 주한미군이 없었고, 그 당시 우리 군과 미군간 합동·연합 군사 구조도 없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주한미군이 있다. 한미동맹이 있고, 지금은 미국의 확고한 핵 우산으로 우리를 지켜주겠다, 이렇게 공언하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6·25 때와 같이 비교하는 건 좀 지나치다"고 상황을 짚었다.
태 의원은 또한 "북한의 경우 총선에 다가오면서 여러 도발을 해 전쟁이냐, 평화냐 이런 프레임을 만들고 우리 국민이 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 이렇게 하겠는데 최근에 와서는 이 프레임이 잘 먹히질 않는다"면서 "얼마 전 타이완 총통 선거도 보지 않았는가. 중국이 전쟁이냐, 평화냐 프레임으로 압박했지만 결국 타이완 국민은 거기에 넘어가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다"고도 했다.
태 의원은 이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두고는 "저는 적다고 본다"며 "전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도 이 말을 똑 달았다. 저들의 미사일 실험 발사는 그 어느 주변국의 안보나 평화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면서 "김정은이 1950년에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전쟁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정은이 언제 어떻게 방아쇠를 당길지 모르지만 지금의 위험은 한미일이 늘 경고하는 ‘도발’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지난해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전쟁 준비’ 메시지가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협상 결렬에 크게 실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대 세습 내내 북한 정권의 목표였던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완전히 포기했으며 그게 전쟁을 결심한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이들은 또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협력 강화 등으로 우호적인 글로벌 환경이 조성되면서 한반도 문제의 군사적 해법을 추구할 기회와 시기가 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김정은이 한미동맹의 ‘철통같은’ 억제력 때문에 소규모 도발은 하면서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고 두 학자는 분석했다.
이들은 “한미가 ‘북한이 공격하면 북한 정권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자주 발신해 북한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 상황에서 그런 생각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우리의 계산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식으로 움직이려고 계획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경우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에 도달했을 수 있다”면서 “북한이 심리적 또는 물리적인 방식으로 한미일 군사력의 가장 약한 부분을 공략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말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경우 그의 최근 발언과 행동은 그가 핵무기를 활용한 군사적 해법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