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7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찾아 각 사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알리기에 나섰다. 업계 1·2위인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의 미래 친환경 선박 수주전이 다보스포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열린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세션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제안했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조선해양·에너지 경영진 앞에서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해 한화오션 출범을 시작으로 태양광·수소·풍력에서 나아가 해양까지 탈탄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는 현재 100% 암모니아만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암모니아·메탄올 같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도 안정적인 연소를 위해 선박유를 5~15% 사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한화가 개발하고 있는 암모니아 100%를 연료로 쓰는 완전 무탄소 기술이다. 김 부회장은 2010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전 세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선사 경영진을 만나 ‘일일 영업사원’으로 친환경 선박 홍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을 만나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건조 사업 등 양 사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는 현대미포조선에 메탄올로 움직이는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고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머스크는 HD한국조선해양에 메탄올 추진선 발주를 대거 늘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공급 및 운송 산업 협의체’와 ‘에너지 산업 협의체’ 등 두 협의체에 참석해 탈탄소 추진과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했다. 이어 현지에서 미국의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를 만나 스마트 조선소 구축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김걸 기획조정실장이 16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를 만나 미국의 전기차 전용 공장(메타플랜트아메라카·HMGMA) 건설과 기아의 조지아 공장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사장은 다보스포럼 기간 중에 버나드 멘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사장과 회동한 후 마이크로소프트 초청 패널 간담회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