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003540)이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됐던 사옥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 종합금융투자사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8일 IB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마스턴투자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을 상대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신파이낸스센터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사옥 매각 대금 규모가 약 6000억~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에도 이지스자산운용과 사옥 매각을 협의했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앞서 두 운용사에 투자설명서(IM)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사옥 매각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두 운용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며, 가격에 대한 합의가 얼마나 빨리 진행될 수 있느냐에 따라 거래 완료 시기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계속해서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확보해 종투사와 초대형 IB 자격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초대형 IB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종투사와 초대형 IB 요건은 각각 자기자본 3조 원과 4조 원이다. 지난해 9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2조 7800억 원 수준이다. 이번 사옥 매각은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에서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다섯 곳이다.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받게 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통해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진행할 수 있다. 나아가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만기 1년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기업금융 확대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이지스운용과의 거래가 무산된 후부터 여러 운용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 초 (사옥 매각에 대한) 본격적인 절차가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