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퇴임하며 "그동안 성과가 미미하다는 비난의 말씀을 많이 들었다. 초대 처장으로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19일 김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있으니 그 결과도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데 대해서 김 처장은 "공수처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공수처장이 누구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어떤 지시나 간섭을 받은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수처는 일부 사건들에 있어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받아왔으나 제가 3년을 반추하며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사건 수사에 있어 독립성과 중립성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라며 "전통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처장은 "공수처 역시 법과 제도의 한계 내에서 기능할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가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부패 범죄를 척결하고 권력기관을 견제하는 소임을 다하는 수사 및 공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검사와 수사관들이 소신껏 그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제한적인 수사 범위와 기소권, 수사 인력 부족, 짧은 검사 임기 등의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처장은 수평적 조직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검찰이나 경찰과 같은 기존 수사기관과 다른 공수처만의 전통과 조직문화가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공수처만의 바람직한 조직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법은 여야 4당의 합의로 성안돼 통과된 "시대적 과제"였다며 "공수처 구성원들은 대한민국에 공수처가 꼭 필요한 제도임을 확신하면서 든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직원들에게는 "아직도 미비한 것이 많은 상태에서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나 법이나 제도의 미비함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김 처장은 2021년 1월 임기 3년의 초대 공수처장으로 부임해 오는 20일 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