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따박따박 지급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상장 월배당 ETF 중 정기예금 금리(연 4%)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10개 중 4개가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배당 ETF 투자시 주가 상승률과 배당수익률 모두를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4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 41개 중 연 4%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14개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이 14.2%로 가장 높았고 ‘TIGER 200커버드콜ATM’이 9.2%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KODEX TSE일본리츠(H)’(8.6%),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7.2%) 등이 배당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월 지급되는 배당금(분배금) 만으로도 은행 예금 이상 수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60%가 넘는 대다수의 ETF는 지난해 기준 4%가 채 안되는 배당수익률을 보였다. 물론 41개 상품 중 19개가 지난해 상장된 점을 감안하면 아직 1년이 채 안된 상품이 절반 수준이지만 2022년 상장한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지난해 3.8% 배당수익률을 기록했고 ‘TIGER 미국 S&P500배당귀족’의 배당수익률도 같은 기간 2.3%에 그쳤다.
주가는 급등했지만 배당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들도 적지 않다. ‘SOL 미국 S&P500’은 지난해 미국 증시 급등으로 26.8% 올랐지만 배당수익률은 1.7% 수준을 기록했다. ‘HANARO 미국 S&P500’ 역시 같은 기간 25.8% 상승한 반면 배당수익률은 1.9%에 그쳤다. 월배당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해당 ETF가 담고 있는 종목 주가에 따른 자본수익 비중이 더 큰 셈이다.
월배당 ETF는 지난 2022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과거에는 분기 배당 혹은 연배당을 해오다 2022년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월배당 ETF가 상장됐다. 매월 제2의 월급통장을 원하는 MZ세대의 니즈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 2022년 10개, 지난해 19개의 상품이 출시됐고 과거 존재하던 배당 ETF들도 월배당 지급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총 41개의 월배당 ETF가 거래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연 15% 이상의 월배당 지급을 목표로 하는 ‘KODEX 테슬라 인컴 월배당’ ETF를 상장하는 등 올 들어서도 신규 상품 출시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월배당 ETF를 고를 때 단순히 ‘월배당’이라는 말에 현혹되기보다는 해당 상품이 담고 있는 종목의 자본수익률과 그에 따른 배당수익률을 분리해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지표는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했을 경우 가능한 ‘배당재투자 수익률(TR)’이다. 은행 예금금리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상품 중 TR이 높은 상품을 고르는 게 배당과 주가상승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월배당 ETF에 투자할 때는 얼마나 꾸준히 의미 있는 수준의 월배당금을 지급하는지 먼저 확인한 후 투자한 원금의 가치 상승까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