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뉴햄프셔 경선날 '낙태권' 꺼내든 바이든 "가장 큰 책임은 트럼프"

'낙태권' 중간선거에서 강한 파괴력

해리스 "트럼프가 대법원을 구성"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서 열린 낙태 권리 옹호 행사장을 찾았다. /로이터 연합뉴스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서 열린 낙태 권리 옹호 행사장을 찾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 23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참석해 “여성의 건강과 목숨이 위태롭다”며 “강간 피해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것은 분노스러운 일”이라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이러한 일정을 선택한 것은 이번 대선에서 낙태 문제를 쟁점화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림수로 읽힌다. 2022년 보수 대법관 중심의 미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한 후 미 전역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고 이는 그해 중간선거로까지 이어져 민주당에 예상 밖의 선전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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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이 같은 자유를 빼앗은 일에 가장 큰 책임은 트럼프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그는 자랑스럽게 낙태권 폐기를 약속했다. 그는 ‘낙태권을 행사한 여성을 벌하겠다’고 했고 이는 미국 여성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24년 대선은 가장 중요한 선거”며 “여러분은 민주주의를 지킬 준비가 돼 있느냐”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내외가 참석했다.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후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내외가 나란히 함께 유세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낙태권 이슈에 바이든 선거 캠프가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방증이다.

여성 부통령으로서 이번 대선 과정에서 낙태권 문제를 전담하기로 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이번 일에 누가 책임이 있는지 분명히 하자”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대법원을 구성했으며 그가 낙태권 폐기를 의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별도로 올해 대선을 좌우할 경합주인 위스콘신 등을 중심으로 낙태권 문제와 관련한 전국 투어에 나서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초기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는 것이 민주당 지지층과 부동층의 표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에 대한 반발 심리가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과 중도층의 유입을 이끌어 지지부진한 지지율에서 벗어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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