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해 4분기에 지긋지긋했던 ‘조 단위’ 적자를 끊고 흑자 반등에 성공했다.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본격적인 상승 흐름에 올라타 수익성 개선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 3055억 원, 영업이익 346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 7657억 원, 영업손실 7조 7303억 원이다.
지난해 4분기에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을 뚜렷하게 확인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3460억 원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전망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영업손실 896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져 온 적자 흐름을 1년 만에 벗어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지속해 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1년 만에 분기 영업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 개선은 주력인 고성능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회사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업황 반등이 지연되고 있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는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차세대 HBM3E 양산과 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대응해 DDR5, 저전력(LP)DDR5T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속 확대 추세인 AI향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 AI 응용 확산에 대비해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낸드의 경우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질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면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투자 비용(CAPEX) 증가는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에서도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