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마칸 일렉트릭이 베일을 벗었다. 마칸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470kW(639마력)의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등 포르쉐 브랜드의 정체성을 그대로 녹여냈다.
포르쉐는 2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마칸 일렉트릭을 세계 시장에 선보였다.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 브랜드 최초의 전기 SUV이자 타이칸에 이은 두 번째 전기차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은 행사에서 “포르쉐는 뛰어난 전기차 성능, 새로운 운전자 경험, 인상적인 디자인을 통해 마칸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마칸은 포르쉐가 2013년 선보인 중형 SUV로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급성장한 모델이다. 2014년 4만 여대에 머무른 마칸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84만 대를 넘어서며 10년 만에 20배 이상 성장했다. 포르쉐는 2세대 모델에 마칸 4와 마칸 터보 두 가지 전기차 제품군을 추가했다.
제로백 3.3초…CATL NCM 배터리 장착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정체성인 강력한 주행성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런치 컨트롤 작동 시 마칸 4는 408마력(300kW)의 출력을 뿜어내며 마칸 터보는 639마력(470kW)의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최대 토크는 각각 66.3㎏·m과 115.2㎏·m다.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뛰어난 주행 성능도 구현한다. 마칸 4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2초 만에 도달하며 마칸 터보는 3.3초 만에 시속 100㎞를 넘어선다. 두 모델의 최고속도는 각각 시속 220㎞와 시속 260㎞다. 요르크 케르너 마칸 제품 담당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마칸 일렉트릭을 동급에서 가장 스포티한 모델로 선보이는 것”이라 강조했다.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가 새로 개발한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처음 적용했다. 차체 하부에 탑재한 리튬이온 배터리로부터 총 100kWh 용량으로 전력을 공급 받으며 이 중 최대 95kWh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중국 닝더스다이(CATL)의 NCM 811 배터리를 장착했다. NCM 811 배터리는 양극재 핵심 소재인 니켈·코발트·망간을 8:1:1 비율로 구성한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에 영향을 주는 니켈의 함량을 80%까지 높인 점이 특징이다.
DC 급속 충전 출력은 최고 270kW로 약 21분 이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 설치하는 AC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최고 11kW로 완속 충전이 가능하다. 복합 주행가능거리(WLTP 기준)는 마칸 4가 613㎞, 마칸 터보는 591㎞다.
스포츠카 본능 담아낸 차체…공기저항계수 0.25 달성
마칸 일렉트릭은 날카롭게 다듬은 비율과 포르쉐의 디자인 DNA를 이식하며 역동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전장(길이)과 전폭(너비)은 4784㎜ x 1938㎜이며 전고(높이)는 1622㎜로 이전 모델보다 소폭 낮아졌다. 축간거리(휠베이스)는 기존 세대 대비 86㎜ 늘어나며 차체가 전반적으로 날렵해졌다.
헤드라이트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4 포인트 주간 주행등을 내장형으로 적용해 차체 너비를 강조하는 상부의 평면 라이트가 한 부분을 구성하고 옵션인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탑재한 메인 헤드라이트 모듈이 나머지 한 부분으로서 살짝 낮은 위치에 자리한다.
마이클 마우어 스타일 포르쉐 총괄은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 특유의 차체 비율을 발전시켜 전기차라는 새로운 도전에 최적화해 적용했다”며 “일렉트릭 모델 이후에도 동급을 대표하는 마칸의 스포츠카 본능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 강조했다.
날렵한 디자인과 공기역학기술을 기반으로 마칸 일렉트릭은 0.25에 불과한 공기저항계수(Cd)를 달성해냈다. Cd는 자동차가 달릴 때 공기가 방해하는 힘으로 값이 낮을수록 저항을 덜 받는다는 뜻이다. 헤드라이트 모듈 아래의 에어 커튼과 높이를 낮춘 프런트 엔드 등은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며 주행거리를 늘려주며 전력 소모도 줄여준다.
HUD에 VR 기술 최초 적용…하반기 국내 출시
마칸 일렉트릭은 12.6인치 디스플레이와 커브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 최대 세 개의 스크린을 탑재한 최신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갖췄다. 동승자도 옵션인 조수석 전용 10.9인치 스크린을 통해 각종 정보를 보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최초로 증강현실(VR) 기술을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적용했다. 내비게이션 화살표 등 가상의 시각적 요소가 실제 주행 환경과 매끄럽게 통합돼 운전자에 제공된다.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다.
마칸 일렉트릭은 올해 하반기 중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독일 시장 판매 가격은 8만 4100유로(1억 2300만 원), 마칸 터보는 11만 4600유로(1억 67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시는 올 하반기로 예정돼 있고 출시 모델과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