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심인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지난해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1억 엔(약 9억 420만 원)을 넘어섰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도쿄 23구에서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39.4% 상승한 1억 1483만 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닛케이는 “용지 취득 및 건축 비용의 상승으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전했다.
도쿄 도심뿐 아니라 수도권(도쿄도·가나가와현·지바현·사이타마현) 신축 아파트의 평균 가격 역시 28.8% 뛴 8101만 엔으로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1억 엔 이상인 아파트는 전체의 15%를 차지했으며 최고가는 45억 엔(약 40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에서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고급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월 완공된 도쿄 신주쿠 소재 초고층 아파트인 ‘파크 타워 니시신주쿠’는 평균 분양가가 1억 4000만 엔에 달했지만 280가구가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도큐부동산 등은 도심의 고급 아파트만을 취급하는 사업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건설사들이 건축비 부담 등으로 교외에서 저렴한 물건을 내놓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일정한 수요가 예상되는 도심 지역 판매를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주택 공급 감소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수도권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는 2만 6886가구로 전년 대비 9.1% 줄었다. 이에 구축 아파트 가격 역시 치솟고 있다. 일본 부동산 조사 업체 도쿄간테이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 23구의 구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7055만 엔으로 3년간 1000만 엔 넘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