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 쓴 SOC 예산만 1조…"준비 부족·수요예측 실패 탓"

불용액 2년 새 4배 가까이 급증

차년도 이월액도 8000억 넘어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 GTX-A 노선 공사장 내부 터널에서 국토교통부가 현장 설명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 GTX-A 노선 공사장 내부 터널에서 국토교통부가 현장 설명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상반기 조기 재정 집행에 속도를 내기로 했지만 예정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조차 제때 소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용액만 1조 원이 넘는데 사업 준비 단계에서 준비가 부족하거나 수요를 잘못 예측하는 등 정책적 실패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2022년 교통·물류·국토·지역개발 등 SOC 관련 예산 불용액은 총 1조 2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949억 원)보다 47.2% 늘어난 액수다. 2020년(2796억 원)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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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용률도 증가 추세다. 2020년 0.6%였던 SOC 예산 불용률은 2021년 1.3%로 증가했다가 2022년에는 1.7%로 늘었다. SOC 예산 중 다음 연도로 넘긴 이월액도 2021년 6235억 원에서 2022년 8074억 원으로 29.5% 불어났다.

이처럼 불용액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거나 계획 없이 진행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2022년 인프라 투자 정책 중에서도 기존 목표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사업이 적지 않다. 국토부는 신공항 건설 공정 달성률 목표치를 70%로 제시했지만 실제 달성률은 58%에 그쳤다. 80%를 목표로 했던 일반 공항 건설 공정 달성률도 56%에 불과했다. 제주 제2공항, 울릉도 공항 등이 모두 이러한 맥락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시설 사업의 경우 연초에 계약이 이뤄지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예산이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과정에서 공모 참여가 저조하거나 무리한 사업으로 지연이 발생하며 불용액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SOC 예산 비효율을 바로잡지 않으면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SOC 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관리 역량을 키워야 불용액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종=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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