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차일피일 미루던 ‘반도체지원법(CHIPS Act·칩스법)’ 보조금 집행을 3월부터 본격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격전지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제조업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칩스법 집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에 따라 보조금 미지급에 가동 시기가 2025년으로 밀린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공장 건설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조만간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공고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조금 수혜를 입을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의 TSMC 등을 꼽았다. WSJ는 “칩스법의 일환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할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무기용 반도체 등에 보조금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발표 시점은 3월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미 상무부가 3월 말까지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발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22년 도입됐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에 총 530억 달러(약 71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주요 반도체 기업은 미국에 2300억 달러(약 308조 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만 미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미루며 공장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173억 달러(약 23조 원)를 들여 건설 중인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도 2024년 말이던 생산 시작 목표 시점이 2025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이번 보조금 지급 소식에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전략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