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콘크리트 펌프카 생산사 전진건설로봇이 올해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진건설로봇은 이르면 올 상반기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을 담은 감사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는 4월을 전후해 예심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예심 신청 후 거래소 승인까지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 절차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올 하반기 증시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상장 주관사가 올해 상장한다는 목표로 관련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맡았다.
IPO를 위한 일부 사전 작업도 마쳤다. 전진건설로봇은 지난 16일 기존 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현재 주식 총수는 1536만 574주로 전보다 2배 늘었다. 일반적으로 비상장기업의 무상증자는 유통 가능한 주식 수를 늘려 향후 신주발행 규모와 기업가치 등 공모 구조를 수월하게 설계하기 위한 조치다.
전진건설로봇은 1980년 설립된 전진특수정밀을 전신으로 하는 국내 최대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 업체다. 콘크리트 펌프카란 건설 현장에서 시멘트나 콘크리트를 펌프로 이동시켜 고층 타설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장비다. 모회사는 코스닥 상장사 모트렉스(118990)로 2022년 말 기준 특수목적회사(SPC) ‘모트렉스전진2호 주식회사’를 통해 전진건설로봇 지분 81.0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8.96%는 전진건설로봇 자기주식이다.
모트렉스는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전진건설로봇을 약 2500억 원에 인수했다. 2021년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전진건설로봇의 IPO를 통한 투자금회수(엑시트)를 저울질했지만, 전진건설로봇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모트렉스가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IPO 추진은 전진건설로봇의 경영권 안정화가 이뤄진 뒤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배경에 깔려있다. 전진건설로봇의 매출은 2020년 912억 원, 2021년 1255억 원, 2022년 1413억 원으로 지속 성장했다. 2022년 영업이익은 279억 원, 3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5.5%다.
전진건설로봇의 매출은 해외 수출(2022년 기준 82.7%)이 견인하고 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유럽 및 중동 지역 등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튀르키예 남부 지진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한 콘크리트 펌프카 추가 공급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에 지난해 역시 전년 대비 향상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중장비 제조 업체의 가치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10배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진건설로봇이 올해 3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진건설로봇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시점을 정하진 않았으나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