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9일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에 대해 “(정치권에) 타협의 문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처벌이 능사가 아닌 만큼 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춘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회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계의 절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타협이 실종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중대재해법의 영세기업 적용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표가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구속되면 그 기업은 무너지고 근로자들도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 정치 노사 관계에서 타협이 없었던 점이 너무 아쉽다”며 “기업을 걱정하고 격려해주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손 회장은 중대재해법의 처벌 만능주의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벌로 예방할 수 있다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며 “준비가 부족한 영세 소규모 기업의 실태를 고려해 법 적용 연장을 위한 재입법 방안을 국회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정부가 1조 5000억 원을 들여 재해 예방 관리 요원을 양성하기로 한 것에 찬성한다”며 “경총도 산업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중대재해 예방 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안전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관리 매뉴얼 보급과 같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4연임에 도전할 뜻도 밝혔다. 2018년 3월 취임한 손 회장은 다음 달 말 세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는 “(4연임은) 회원사의 의사에 따를 것”이라며 “연임을 하게 된다면 노동 개혁에 최대 역점을 두고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노동 개혁은 국민의 공감을 사야 한다”며 “노사 간 대화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적 합의를 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은 2.5% 정도로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수출이 중국 경제가 좋지 않고 미국 성장률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도 크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