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양대 산맥 아모레피시픽과 LG생활건강(051900)이 모두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음에도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작년 중순 대비 주가가 23%가량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LG생활건강은 연중 최저점에서 횡보 중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두 회사의 ‘탈중국’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대비 0.51% 내린 13만 5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7월 초 9만 47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1월과 비슷한 수준인 13~14만 원대까지 올라섰다. 6개월 전인 7월 말 11만 800원에 비하면 주가는 약 22.5% 올랐다. LG생활건강은 같은 날 전날보다 1.27% 오른 31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생활건강은 작년 1월 76만 8000원으로 종가 기준 최고점을 기록한 뒤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30만 5000원으로 최근 1년 간 최저점을 기록한 뒤 30~31만 원선을 걷는 중이다.
두 회사는 중국 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영향으로 최근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9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줄었다고 공시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17일 잠정 실적 공시에서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58% 감소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오는 31일 결산 실적을 공시한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방한 단체관광 허용으로 실적 반등이 기대됐지만, 엔데믹 이후 개별 관광이 중국인들의 방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경기 침체에 저가형 뷰티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부진을 이끌었다.
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인 것은 양사의 ‘탈중국’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엔데믹에 따른 기대감으로 각각 2021년 5월과 6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중국 사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후 내림세를 걸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미국과 일본 등으로 해외 진출을 다변화하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작년 11월에는 미국의 아마존 화장품 부문 1위 업체인 코스알엑스를 인수했는데,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상반기 북미와 아세안에서 매출이 각각 161%, 162% 성장했다. 오는 5월부터는 연결 실적 편입도 예정돼있어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브랜드인)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국내외 실적이 긍정적이고 면세점 채널에서 실적 바닥을 확인 중”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에 여전히 의존도가 높아 주가 반등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능성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변화된 트렌드로 수요 반등이 약할 전망이고 미국과 일본 시장은 아직 기여도가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