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은 송영숙 회장이 최근 “OCI그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1일 밝혔다.
한미약품(128940)에 따르면 송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가족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나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씀 속 ‘한미의 비전’을 영원히 지켜내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했다.
송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지난달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송 회장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한미약품은 2020년 8월 임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손주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도 공개했다. 당시 함께 있던 송 회장이 메모로 남긴 바에 따르면 임 회장은 “우리가 제약, 신약 연구개발(R&D)에 최선을 다하고 참 많은 약들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우리 인체에는 풀지 못한 비밀이 많다”며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들을 풀고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것이 너희의 숙제이자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임 회장의 메시지에 ‘신약 개발’과 R&D가 단단히 서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OCI그룹과의 통합은 임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창업자의 유산을 지키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송 회장의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는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 하에서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이끌어갈 한미그룹의 미래 모습은 지난 50년간 임 회장이 그려왔던 한미의 비전과 다르지 않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에서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한미그룹이 통합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