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르포] "틱톡 보고 왔어요"…칼바람도 못막은 명동 'K뷰티' 열기

올리브영 명동 외국인 비율 90%

틱톡·인스타 콘텐츠가 인기 이끌어

다이소는 선물 대량구매로 입소문

개별관광 흐름 타고 랜드마크 부상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을 찾은 관광객들이 남성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을 찾은 관광객들이 남성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10시에 매장 문을 연 지 15분 만에 50여 명의 외국인 방문객이 쏟아져 들어왔다. 곳곳에서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가 섞여 들려 알아듣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1층 마스크팩 코너에만 10여 명이 멈춰 서서 장바구니를 채웠다. 한겨울 칼바람도 이들의 ‘K뷰티’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올리브영 명동 외국인 비율 90%
틱톡·인스타 콘텐츠가 인기 이끌어


2일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계산대 앞에 3개 국어로 된 세금 환급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이정훈 견습기자2일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계산대 앞에 3개 국어로 된 세금 환급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이정훈 견습기자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은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지난해 11월 1일 재개장했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 중 가장 넓은 350평 공간 곳곳에는 3개 국어로 된 안내 팻말이 붙었다. 일평균 3000여 명의 방문객 중 외국인 비율은 90%에 달한다.

2일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서 미국인 다나(59) 씨가 자신이 찾는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도혜원 견습기자2일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서 미국인 다나(59) 씨가 자신이 찾는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도혜원 견습기자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이 매장의 판매 실적을 이끌고 있다. 일본인 마호(22) 씨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첫 코스로 올리브영을 방문했다”면서 “틱톡에서 한국 화장품으로 스킨케어를 하는 영상을 보고 그 상품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미국인 다나(59) 씨도 “딸들이 ‘K뷰티’ 영상을 보고 꼭 사야 할 제품 사진을 보내줘서 하나하나 찾고 있다”며 휴대폰 화면을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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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사용기를 담은 자발적 콘텐츠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또 다른 소비를 부르는 ‘바이럴’ 효과다. 현장에서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공식 계정의 홍보 효과보다는 소비자들이 직접 영상을 촬영하며 트렌드를 만드는 경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선물 대량구매로 입소문


같은 날 불과 50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다이소 명동본점도 물건을 쓸어 담는 외국인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기 요인은 올리브영과는 달랐다. 여행객들에게 다이소는 부담없는 값에 선물용 상품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장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일 다이소 명동본점에서 튀르키예인 이펙(52) 씨가 헤어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서희 견습기자2일 다이소 명동본점에서 튀르키예인 이펙(52) 씨가 헤어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서희 견습기자


일본인 요시무라(23) 씨는 “다이소 화장품은 가격이 저렴하기로 유명하다”면서 “마스크팩은 한국 매장에만 있다고 해서 이곳을 여행 코스에 넣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 이곳을 찾은 튀르키예인 이펙(52) 씨의 바구니에도 조카에게 줄 머리끈과 안경 등이 가득 담겼다.

개별관광 흐름 타고 랜드마크 부상


명동 상권에서 이들 매장이 ‘랜드 마크’로 떠오른 데는 개별 관광 중심으로 변화한 방한 여행 패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 비율이 높은 개별 관광객들이 고가품 위주인 백화점이나 면세점 대신 직접 유행을 주도하며 올리브영과 다이소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단체 관광객 수는 지난해 8월 중국 정부의 허용 조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는 추세다.

다만 한국을 찾는 이들의 국적이 다변화된 상황에서 비영어권 고객에 대한 대응은 숙제로 남았다. 이날 올리브영 매장에서 일부 외국인 소비자들은 영어로 제공된 제품 정보를 이해하기 어려워 곤란을 겪었다. 몽골인 아리아(56) 씨는 미끌거리지 않는 선크림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황동건 기자·도혜원 견습기자·신서희 견습기자·이정민 견습기자·이정훈 견습기자·임종현 견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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