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 주총서 '대표이사 회장' 될수도

[경영족쇄 풀린 이재용]

◆뉴삼성2.0 닻 올린다-지배구조 개편도 급물살

해외 현장 경영 등 속도 붙을 듯

금산분리 대응은 풀어야할 과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장기 과제로 미뤄졌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복귀해 ‘뉴삼성’의 비전을 내놓는 등 본격적인 책임 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지배구조 문제가 본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은 10여 년 전부터 순차적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사실상 관련 작업이 연기돼 왔다. 핵심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다. 삼성은 2018년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하던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했다.



다만 금산분리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데 이 가운데에서 금융회사인 삼성생명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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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나중에 정부가 교체되면 또다시 금산분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해결은 해야 하는 문제”라며 “삼성물산 합병이 이 회장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탈법이 아니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삼성으로서도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명분은 얻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개인 최대주주는 이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1.96%) 전 리움미술관장이며 이 회장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재계에서는 금산분리 규제 해소가 어려울 경우 공익재단 규제 완화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장의 등기 임원 복귀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회장 직함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미등기 임원의 한계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등기 임원인 이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로부터 단 한 푼의 급여도 받고 있지 않다. 3월 주주총회 안건에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의 해외 현장 경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매주 펼쳐지는 재판 일정 때문에 장기 출장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외 사업장 방문은 법원이 쉬는 연휴에 잡아야 했을 정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빛난 이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가 이제 사업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성과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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