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알리 공습에…초저가 신설·직구 강화 격변 맞은 e커머스

[위기 속 기회 노리는 K유통] <4>e커머스

새해도 거센 中 e커머스 침투력

알리·테무 사용자 폭발적 증가

가격 경쟁력 밀려 쉽지 않아

한국 중소 셀러 모집까지 나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온라인 셀러 입점 신청 화면. /사진 제공=알리익스프레스알리익스프레스의 온라인 셀러 입점 신청 화면. /사진 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공습에 한국 e커머스 업계가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초저가 코너를 신설하거나 직구 판매를 강화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가 향후 물류창고를 설립해 배송 속도까지 높히면 침투력은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모바일 데이터 전문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의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561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유통 업체 중 쿠팡, 당근, 11번가에 이은 4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두 배 늘어나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테무의 경우에도 11월 459만명으로 작년 8월(51만명) 대비 사용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성장세가 사실상 불법적인 영업 행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고질적인 가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알리 홈페이지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패션부문, F&F 등 국내 기업 브랜드를 모방한 가품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30만원이 훌쩍 넘는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모방한 상품이 3만원 안팎에 유통 중이다.



알리가 최근 가품 유통을 막겠다면 제시한 대책도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알리 측에서는 짝퉁 판매를 막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명 검색을 금지했다. 유명 브랜드를 빙자한 가품의 고객 노출을 막아 판매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회로가 많아 유명무실하다. 예를 들어 ‘나이키’를 검색하면 제품이 뜨지 않지만 ‘남자 운동화’로 적용하면 노출되는 식이다. 특히 해당 검색어 차단에 국내 브랜드는 대다수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갤럭시워치’ 같은 검색어로 상품을 찾으면 짝퉁이 모두 나온다. 여기에 더해 알리는 이달 초 ‘프로젝트 클린’ 이라는 이름으로 지적재산관 방지를 위한 100억원 투자, 인공지능(AI) 알고리즘 활용 가품 배제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새로 짜는 상황이다. 쿠팡은 자체 직구 서비스 ‘로켓직구’를 통해서, 11번가는 아마존과 협업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해외 직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은 미국과 중국, 홍콩 등 해외 현지법인에서 직매입한 상품을 11번가는 아마존 직매입 상품을 국내로 유통하는 형태인 것이다. 다만 취급하는 상품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업체들에 비해 비싸다.

지난해 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법인 대표./연합뉴지난해 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법인 대표./연합뉴


알리가 한국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초미의 관심사다.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지어 더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하면 이커머스 시장이 한 번 더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물류센터 설립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정해진 수순 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류센터를 국내에 두고 운영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은 물론 빠른 배송이란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알리는 최근 한국 제조사들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7일 자사 홈페이지 내 한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케이베뉴(K-venue)’ 입점 판매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입점·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내걸었다. 이와 같은 확장성에 알리익스프레스가 결과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 체제를 위협할만한 강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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