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민의힘의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 “독립운동가들을 폄하했던 친일파들의 논리와 똑같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독립운동가를 폄훼하는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운동권, 민주화 운동 세력이 심판 대상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여당이 4·10 총선에서 내건 ‘86 운동권 청산론’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다 보니 해방 이후 전문 관료가 필요한 자리에 일제시대 검찰·순사들이 영전했다”며 “한동훈 위원장 등 검사 출신이 (정치에) 진출하려고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설 민심 기자 간담회에서도 “민주화 운동 세력 청산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따라 더 이상 정치권에 있을 수 없다면 그만두는 것” 이라며 “민주화 운동 세력이 전면 퇴진해야 한다는 것은 한국 사회가 만들어왔던 민주화 운동의 성과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홍 원내대표가 86 운동권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하자 “독립운동가를 폄하·폄훼하는 막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 간담회를 열고 “(홍 원내대표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상황이 좀 곤란할 때마다 친일 이야기를 하는데, 국민들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생 파탄, 오직 정쟁, 가짜뉴스, 민의 왜곡, 의회 독재, 북에 굴종해온 당신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했나”라며 “민주화는 민주당의 기득권, 불법, 민생 파탄 세력이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결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즉시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국민들께 발언의 경솔함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