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4조 9000억 원 늘어났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이후 1월 기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대출 금리는 떨어지고 주택 수요가 다소 개선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4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 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3조 4000억 원 늘었다.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전월 대비 1조 5000억 원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4조 9000억 원 증가한 결과다. 역대 1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중 두 번째로 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된 영향이 컸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린 영향이 (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6%로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올 들어 다소 개선된 주택 수요까지 더해져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10일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 같은달 25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충 방안이 발표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1만 606건으로 전월(9048건)에 비해 17.2% 늘었다.
원 차장은 “지난해 말쯤 예상했던 것보다 주택 거래 감소 흐름이 약한 듯하다”며 “1월 (주택) 거래량 수준이 일시적 요인인지 추세적 흐름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주택 거래 증가는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채는 지난달 4조 5000억 원어치 순발행됐다. 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원 차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연초 자금 운용을 재개한 가운데 올해 금리 인하 기대로 투자 수요가 다소 늘어난 영향”이라며 “올 1분기 발행 만기가 많이 돌아오는데, 기업들이 선차환 목적으로 발행량을 많이 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