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두 회사 합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준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가 현대차와 기아 등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5% 오른 11만 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과 같은 25만 2500원을 기록했다. 장중 상승세를 보이다가 보합으로 끝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시총은 53조 4117억 원, 기아 시총은 47조 2804억 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합산 시총은 100조 6921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돌파했다. 시총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110조 1468억 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실적 개선과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대감으로 저PBR주가 약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5조 1269억 원, 11조 607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나란히 기록했다.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보유 중인 전체 지분 가운데 4% 수준인 자사주를 매년 1%씩 향후 3년 동안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도 3월 중순까지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달 17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38.9%, 33.8%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6일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1에서 A3로 상향 조정하는 등 호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브랜드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고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과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