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오일파워’ 정점 찍었나…생산량 증가세 ‘뚝’

하루 생산량 증가폭 100만배럴서 17만배럴로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지난 2년간 글로벌 석유 가격 급등을 막아주던 미국의 셰일 오일 붐이 시들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줄어드는 원유 생산량이 국제유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SJ이 미국 연방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하루 17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전년 대비 하루 100만 배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생산량 증가가 크지 않다는 해석이다. 특히 코로나 기간을 제외할 경우 올해 증가폭은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미국산 원유는 중동지역 분쟁이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조치 등으로 유가 급등세가 나타날 때 이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2022년 초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이후에는 미국 민간 생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셰일 오일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유가가 80달러 선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나타나자 업체들이 생산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관련기사



브렌트유. 자료=WSJ브렌트유. 자료=WSJ


실제 최근 시추업체들이 대거 사업장을 정리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된 경우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아울러 업체 인수에 나섰던 회사들도 새로운 시추에 나서기보다 주주 배당이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원자재 연구 책임자 폴 호르넬은 “누군가가 아주 극적인 혁신 기술을 내놓지 않는 한 셰일 오일 업계가 성장할 가능성은 이제 사라졌다”고 말했다.

생산량이 줄자 국제유가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 추정치를 낮추고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물론 반대되는 견해도 있다. 맥쿼리의 에너지 전략가인 월트 챈슬러는 “시추 장비가 줄어들면 장비당 효율은 높아진다”면서 “올해 12월 미국 원유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하루 66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작업을 중단했던 이들이 다시 등장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올해 주목해야 할 움직임”이라고 했다.

이완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