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아트레이데스."
1편은 2편을 향한 밑밥이었다면 2편은 3편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완벽한 디딤돌로 거듭났다.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쟁탈을 둘러싼 가문들의 피와 욕망을 그린 '듄' 시리즈의 2편이 드디어 세상으로 나왔다. 황제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 예측된 아트레이디스 가의 폴(티모시 샬라메), 그리고 하코넨 가문의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의 대결이 중심 뼈대로 다뤄진다.
◇각성한 폴...희극의 승자일까, 비극의 주인공일까 = 위대한 자로 예지 된 폴은 '듄' 1편에서 자신의 가문이 전멸을 당하는 비극의 사건을 마주한다. 졸지에 아버지와 자신의 나라를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된 폴은 사막과 한 몸이 되어 먹고사는 프레멘에 합류하게 되고 임신을 하고 있는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과 함께 프레멘과의 삶을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폴은 챠니(젠데이아 콜먼)와 사랑에 빠진다. 그는 프레멘을 이용하거나 지배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따를 것이며 챠니를 평생 사랑할 것이라 맹세하지만 각성한 후 프레멘을 이끄려들고 '폴 무앗딥 우슬'로서 신앙의 중심이 된다. 이후 가문의 몰살 이후 생사 불명이었던 자신의 스승이자 친구였던 거니(조슈 브롤린)를 마주친 그는 거니와 힘을 합쳐 하코넨 가문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1편의 아쉬움 씻어낸 2편의 전투 신...페이드 로타의 '포효'에 가까운 존재감 = '듄'의 두 번째 이야기는 폴이 각성하고 지도자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리며 다소 소규모였던 1편 전투신의 아쉬움을 덜어내는 전투신들을 등장시킨다. 그중에서도 하코넨 남작을 추궁하러 아라키스로 내려온 황제를 공격하는 상황에서 샤이 훌루드(모래 벌레)를 동력 삼아 하코넨을 향해 돌격하는 신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대형 전투 신뿐만 아니라 캐릭터들간의 이해관계가 드러나는 소규모 격투신도 인상적이다.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가 전통 무술을 배우고 체중을 늘리면서까지 준비한 생일맞이 격투 장면은 하코넨의 다음 후계자로서의 위엄을 포효하듯 알리는 강렬한 명장면이다. 이때 페이드 로타는 "잘 싸웠다. 아트레이데스"라고 말하는데 이 대사는 이후 폴과 일대일로 결투를 붙는 클라이맥스 신에서도 수미상관으로 나오며 페이드 로타의 불타오르는 존재감을 알린다.
◇특수 포맷 관람을 ‘무조건’ 추천 = '듄' 시리즈는 1편부터 아라키스 행성의 아름다운 사막을 표현한 압도적인 영상미로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듄: 파트 2' 또한 스파이스가 흩날리는 광활한 사막의 아름다움, 그리고 광활한 만큼 사막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까지도 극강의 영상미로 재현한다.
더불어 사운드 또한 관내를 꽉 채운다. 폴이 각성한 후 목소리로 사람을 통제하는 기술을 쓸 때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관객들의 마음마저도 압도한다. 사운드만으로도 온몸의 진동을 느낄 수 있는 밀물과 같은 감동은 '듄: 파트 2'를 '극장 필람 영화'로 등극하게 만들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