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가 몽골에 라면 특화 매장을 내며 ‘미투(모방)’ 마케팅 논란이 불거졌다. 매장 한 켠을 라면 전문 공간으로 구성해 13개의 라면 전용 진열대가 등장한 데다 라면 조리기와 전용 테이블의 글씨체, 점포 레이아웃, 색상 등 매장 인테리어가 CU의 ‘라면 라이브러리’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이어 해외까지 미투 마케팅이 확대된 가운데 ‘유사성’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 지 의견이 분분하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은 이달 초 몽골 울란바토르 트윈타워에 라면 특화 매장 ‘라면스토어’를 오픈했다. 매장 면적은 약 185.1㎡(56평)로 이 중 3분의 1 수준인 56.2㎡(17평)를 라면 전문 공간으로 구성했다.
13개 라면 전용 진열대에는 신라면, 불닭볶음면 등의 상품을 비롯해 GS25 자체제작(PB) 라면 상품인 점보도시락, 오모리김치찌개 등이 입점해 있다.
이번에 논란이 불거진 부분은 점포 구성이다. 라면 진열대의 형태부터 컵라면 모양을 형상화 한 취식 테이블, 빨간색이 주를 이루는 인테리어가 CU의 라면 라이브러리와 GS25의 라면 스토어가 비슷하다.
통상적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인기 있는 브랜드나 경쟁 브랜드의 이름, 모양, 맛, 디자인 등을 비슷하게 판매하는 ‘미투 마케팅’은 과거부터 지속돼 왔다. 미투 제품과 표절 간 경계가 모호해 책임 소재를 따질 수 없고, 적은 투자 비용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는 대표적 미투 마케팅을 표방하는 회사다. 롯데웰푸드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인기를 끌자 롯데 초코파이를 내놓았고, 먹태깡이 인기를 끌자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을 선보였다. 뻬뻬로, 초코볼 등 유사한 제품들을 내며 오리온, 해태제과 등과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례도 있다. 일본 등 해외에서도 롯데웰푸드는 같은 이유로 법정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CU와 GS25 간 사례는 제품의 모방을 넘어서 인테리어까지 유사하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미투 마케팅’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카피캣(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거나 잘 팔리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든 제품)’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쌀국수 업체 미분당이 인테리어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월미당을 상대로 영업표지 부정경쟁행위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전부 승소를 거둔 판례가 있다”며 “CU가 법적으로 문제삼을 경우 GS25는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GS리테일 관계자는 “다양한 라면을 진열하고 고객이 상품을 선택해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편의점은 국내외에서 수 년 전부터 유행하던 업태”라며 “지난해 중순부터 해외 매장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콘셉트의 특화 매장을 준비하고 있었고 올 1월부터 주류 특화 매장에 이어 라면 특화 매장을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