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울지마 톤즈’ 고 이태석 신부 남수단 제자 2명, 전공의 됐다

외과 ‘토마스 타반 아콧’ 내과 ‘존 마옌 루벤’

“전임의 과정 후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활동”

2016년 부산백병원 임상 실습을 받을 당시 고 이태석 신부 흉상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은 토머스 타반 아콧(왼쪽), 존 마옌 루벤. 사진제공=인제대 백병원2016년 부산백병원 임상 실습을 받을 당시 고 이태석 신부 흉상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은 토머스 타반 아콧(왼쪽), 존 마옌 루벤. 사진제공=인제대 백병원




영화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제자 2명이 의사 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의학계에 입문한 지 12년만이었다.



토마스와 존은 올해 치러진 67회 전문의 시험에서 최종 합격한 2727명에 포함됐다.

두 명의 제자들은 “이태석 신부님이 아니었다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지도 못했을 것이고, 의학과 관련된 공부를 할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태석 신부는 그가 의료 봉사를 하러 간 아프리카의 남수단에 있는 한 마을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이였다.



이 신부의 모습에 감동한 두 사람은 2009년부터 수단어린이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이태석 신부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톤즈 사람들은 여전히 ‘이태석’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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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의 생활이 쉽지 않았지만, 인제대학교는 이들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하였고, 그 결과 토마스와 존은 제83회 및 제84회 의사 국가고시에 나란히 합격하여 한국의 의사 면허를 취득하였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서 1년간의 인턴 생활을 마친 토마스는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외과에서 레지던트를 시작했고, 존은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내과에서 레지던트가 되었다.

토마스는 “남수단에서는 외과 의사가 부족해 단순한 급성 충수염이나 담낭염 같은 질환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상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외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존은 “어린 시절부터 전쟁과 의료 시설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며 “특히 말라리아, 결핵, 간염, 감염성 질환 등 내과 질환 환자들이 많아 내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외과의사로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존은 수련 과정을 마치고 나면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 봉사와 더불어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예정이다.

남수단의 돈 보스코로 불린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됐다. 이후 살레시오회에 입회하여 사제의 길을 선택한 뒤 2001년 아프리카 남수단의 오지 톤즈로 건너가 병실 12개짜리 병원과 학교, 기숙사를 짓고 구호, 의료, 선교 활동을 하다가 대장암으로 48세에 선종했다.


김해=박종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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