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EBSi 스타 영어 강사 김효은(활동명 레이나)씨를 차기 인재로 영입한 뒤 수험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BSi 홈페이지에서 김씨가 진행하던 강의를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EBSi는 13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레이나 선생님의 강좌는 선거방송심의에 대한 규정 검토로 일시 중단됐다"고 안내했다. 이어 김씨가 진행하던 '2025 수능특강 영어듣기' 강의는 새로운 강사로 대체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비스가 중단된 강의들은 총선 이후인 4월 11일부터 다시 이용할 수 있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1조에 따르면, 후보자는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보도와 토론 방송 등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후보자의 음성 및 영상 등 실질적인 출연 효과를 주는 내용을 방송할 수 없다. 다만 선거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경우 등에는 후보자 방송 출연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갑작스런 강의 제공 중단에 수험생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능 관련 커뮤니티들에서는 "이미 교재까지 구입했는데 4월까지 기다리라는 게 무슨 소리냐", "생돈 날렸다", "정치 활동을 하든 말든 본인 선택이지만 완강도 안하고 강의 도중 입당해서 강의 중단되면 수업 듣던 전국 수험생들에게 무슨 민폐냐"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서울 2곳, 경기 2곳 등 총 4곳의 선거구에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자를 발표하며 EBSi 스타 강사 출신인 김씨를 해당 지역구에 전략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 영어교육과·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2011년부터 EBS 외국어 영역 강사로 활약해왔다. 그는 "경북 영천에서 사교육 없이 EBS로, KBS 라디오를 들으며 독학했고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기 때문에 국가에 받은 것을 고스란히 돌려드리고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에 우선 추천되자 현역 의원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측에서 자객 공천 방침을 공공연히 언론에 흘리며 윤석열 정권 키즈인 차관, 그리고 누구나 대한민국에서 이름 석 자만 대면 알만한 정치 대선배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자객으로 보낸다기에 내심 기대했는데, 막상 유명강사를 자객으로 보냈다”고 했다.
안 의원은 “더구나 오산과 아무 연관이 없는 분을 전략 공천하니 시민들이 어리둥절하다”며 “하지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