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여론조사] 국면전환 이끈 韓 "잘한다" 52%…'공천갈등' 李에 16%P 앞서

■서울경제·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韓, 안정적 당 관리로 지지율 높여

李 "잘 못하고 있다" 61% 달해

진보층·호남外 전지역서 부정평가

'공천 공정성' 국힘 40%·민주 27%

대선 가상대결도 韓 46%·李 4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산전통시장을 찾아 상인회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산전통시장을 찾아 상인회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지 두 달밖에 안 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지휘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압도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정부의 낮은 지지율이라는 ‘페널티’를 갖고 여의도에 등판한 한 위원장이 안정적인 공천 관리를 바탕으로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사이 이 대표는 정권심판론을 흡수하기는커녕 본인이 공천 갈등의 중심에 서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이 대표는 차기 대선 가상 대결 조사에서도 정치 신인인 한 위원장에게 우위를 내줬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 대표 역할 수행을 평가하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잘하고 있다’ 52%, ‘잘못하고 있다’ 42%를 각각 받았다. 반면 이 대표는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36%에 그쳤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1%에 달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잘하고 있다’ 응답 비율 차이는 오차 범위 밖인 16%포인트를 보였다.



이 대표가 한 위원장에 비해 긍정 평가가 낮은 이유는 중도층은 물론 당 지지층조차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때문이다.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중 59%, 진보라고 밝힌 39%가 이 대표의 총선 지휘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위원장의 경우 중도 48%, 보수 14%만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대표는 광주·전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고 총선 격전지인 서울에서 부정 평가가 68%, 긍정 평가는 28%를 기록해 총선 전망을 어둡게 했다. 서울 지역의 이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27%와 비교해도 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임기 중반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심판’론이 우세할 수밖에 없고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논란 등이 터지며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었다”며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개선해 국면 전환에 성공했고 오히려 민주당은 유리한 선거 이슈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이 대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비춰졌기 때문에 두 대표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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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공천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다. 공천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27%만이 민주당의 공천이 ‘공정하다’고 평가했고 53%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공정하다’와 ‘공정하지 않다’의 응답이 40%로 동률을 기록했다.

민주당의 경우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연이어 탈당을 하고 있는 난맥상이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이 교수는 “민주당 공천은 친명이라면 중진 의원들도 살아남고, 비명이라면 선수가 낮은 의원들도 배제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이 대표는 민주당 전체에 대한 의석 확대보다는 본인의 지지 세력을 당선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하반기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권의 파이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무리한 물갈이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두고 공천을 진행하고 있어 잡음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총선 지휘를 지켜본 유권자들은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대선 가상 대결 순위도 뒤바꿔 놓았다. 1월 실시된 서울경제·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선 가상 대결 투표 후보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45%, 한 위원장은 42%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이 대표는 43%, 한 위원장은 46%를 받아 순위가 역전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한 위원장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한 위원장은 서울(43%→50%), 경기·인천(37%→44%)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이 대표는 서울에서 40%로 지난달과 같았고 경기에서는 51%에서 46%로 5%포인트 하락했다.

서울경제·한국갤럽의 6차 정기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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