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탈리아의 공식적인 수교는 1884년이지만 직·간접적인 교류는 그 전에도 있었지요. 신라 천마총에서 출토된 로만글라스, ‘고려’를 유럽에 알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등은 양국 교류의 생생한 흔적입니다.”
유인촌 장관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사진전-모든 길은 역사로 통한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 개막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이어 “지난해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2024~2025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선포했다”면서 “이번 사진전은 그 여정의 힘찬 출발이기도 하다. 사진전을 찾은 관객들이 양국이 함께 걸어갈 미래를 그려보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수교 140주년은 문화교류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문체부가 앞장서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한국 이탈리아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가장 화려하고 멋지고 양국을 이해할 수 있는 많은 문화행사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에밀리아 가토 주한이탈리아 대사는 “이번 전시가,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공통의 가치와 목표를 가진 두 나라의 유사성을 조명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동안 양국의 교류는 상당히 불균형적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기준 한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1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그해 방한한 이탈리아 관광객은 4만 9344명에 불과했다. 이제까지 이러한 인적 교류를 포함해서 한국이 이탈리아 문화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식으로 ‘교류’가 진행돼 온 것이다. 유럽이 모두 그렇지만 특히 이탈리아의 관광 산업에 한국은 아주 중요한 고객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한·이탈리아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홍영표 의원(더불어민주당), 외교부 홍석인 공공외교대사,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미켈라 린다 마그리 원장,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 관장, 김보영 주한외국관광청협회(ANTOR·안토르) 회장, 로마시립예술원 석좌교수인 임형주 성악가, 이탈리아 출신으로서 현재 흥국생명 여자배구단을 이끄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등이 함께했다.
문체부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한이탈리아 대사관, 연합뉴스, 이탈리아 ANSA통신사, 주한 이탈리아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기념 사진전은 27일부터 3월31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주제관에서 열린다.
전시에서는 1884년 조이수호통상조약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양국 교류 관계 사진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