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시범적으로 KTX 간이석 일부를 철거하기로 했다. 간이석 이용객으로 인해 차량 승하차 시 불편함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제기되며 이뤄진 조치다. 입석 이용률이 높은 고령층이 장시간 서서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코레일은 다음 달부터 KTX 10·11호차 사이에 위치한 간이석 2개를 철거하기로 했다. 의자 제거, 도색 등 철거 작업에는 약 5~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거 작업이 끝나면 KTX 간이석은 기존 29개에서 27개로 줄어든다. 총 18개 차량으로 편성한 KTX에는 객차마다 간이석 1~2개가 설치돼 있다. 코레일은 10호차 외의 다른 객차로 철거 작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간이석 철거에 대한 승객 반응 등을 검토한 뒤 후속 방안을 논의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이 이처럼 간이석 철거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민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TX 9·10호차 사이에는 승강문이 없어 승하차 시 혼잡도가 높다. 승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간이석에 앉은 다른 승객과 접촉하며 불쾌감을 표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KTX 승무원은 간이석 착석 승객으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며 형사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간이석 철거가 고령층에게는 적지 않은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령층의 경우 온라인 예매 등에 익숙하지 않고 현장 발권율이 높아 입석 이용이 많기 때문이다. 코레일 이용 빈도가 높은 한 노년층 고객은 “지난 설 연휴에도 기차에서 청년은 앉아서, 어르신은 서서 가는 풍경이 벌어지지 않았느냐”며 “간이석을 없앤다면 노인들이 불편함을 많이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