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큰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 소설 ‘해리 포터’가 내후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맥스 공개를 목표로 TV 시리즈로 만들어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성소수자 혐오 논란으로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조앤 K. 롤링이 작품 제작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 보도를 보면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공개를 목표로 해리포터 TV 시리즈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시리즈물은 소설·영화와 마찬가지로 총 7시즌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워너브러더스는 지난해 4월 기존 OTT 플랫폼 HBO맥스를 맥스로 전환한다고 발표할 때도 해리 포터 시리즈를 새 콘텐츠 중 하나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롤링의 참여다. WSJ는 자슬라브 CEO가 해리 포터의 TV 시리즈 제작을 위해 지난해 원작자인 롤링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너브러더스 측은 해리 포터 TV시리즈 제작을 오래 전부터 원했지만, 영화부터 게임, 기념품 제작 등 해리 포터 시리즈와 관련한 모든 판권을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는 롤링이 이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자슬라브 CEO는 2022년 4월 취임하면서 맥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해리 포터를 시리즈물로 제작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관계자들은 그가 취임 직후 롤링이 사는 영국으로 직접 가서 설득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WSJ에 당시 자슬라브 CEO가 롤링으로부터 ‘회사에 관한 당신의 야망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자 “당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하며 적극 구애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롤링이 2019년 ‘트랜스젠더 부정’ 발언을 하면서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당시 소셜미디어에 사람의 성별을 후천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려 전 세계 팬들과 성소수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해리 포터’ 영화 주연 배우들도 롤링을 비판했다.
케이시 블로이스 맥스 콘텐츠부문 CEO는 “맥스 경영진들이 현재 작가들과 함께 롤링으로부터 TV시리즈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콘셉트에 대해 소규모 피칭 형태로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롤링은 지난해 TV시리즈 관련 성명에서 “내 책의 완결성을 보존하겠다는 맥스 측의 약속이 내게는 중요하다”며 “긴 형식의 텔레비전 시리즈에서만 가능한 깊이와 디테일을 담은 새로운 각색에 참여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TV 시리즈 제작 계획이 알려진 후 X(옛 트위터)에 “내 작품에 대한 또 다른 보이콧을 도모하려는 것을 안다”며 “샴페인을 대량 비축해 두는 걸로 대응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새로운 해리포터 시리즈의 배우 캐스팅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