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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한미그룹 사장 “다시 돌아가도 OCI와 통합 결정…신약개발 완주할 것”

한미 DNA 지켜내고 성장시킬 최선의 결정

신약개발 완성까지 힘 줄 수 있는 기회될 것

글로벌, R&D, 디지털 분야 새 성장동력 발굴

형제들과 경영권 분쟁 안타까워…다시 뭉칠 것

직원들과 스킨십 늘려 통합 후에도 함께 성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미약품임주현 한미약품그룹 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미약품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한미를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임주현 한미약품(128940)그룹 사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OCI와의 기업 통합을 결정한 데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신약개발이나 제약업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부족한 펀드에 지분을 파는 것보다는 OCI와의 전략적 제휴가 ‘연구개발(R&D) 명가’ 한미의 DNA를 지켜내고 성장시킬 최선의 길이며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비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한미그룹의 일방 그룹 편입이 아니라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지주사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OCI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OCI와의 통합으로 신약개발 기조를 굳건하게 하고 빅 파마들처럼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우리 손으로 직접 다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국내 임상 3상을 하고 있는데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 승인을 고려할 수 있는 곳에서도 함께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 역시 적절한 파트너를 만나 기술수출 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등에서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인 OCI의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에는 만성질환 완제품 등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완제품이 아닌 신약의 경우 미국 내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OCI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10년 후 매출 5조 원 규모의 ‘한국판 길리어드사이언스’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길리어드가 ‘타미플루’ 등을 통해 체급을 키워 더욱 혁신적인 약물을 지속적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처럼 한미도 자체적인 신약개발과 OCI그룹과의 통합을 기반으로 빅 파마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는.

A. (이번 기업 통합에 대해)어떤 고민을 했고 오랫동안 고민했다는 점을 직접 말하고 싶었다. 불필요하게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어서 설명하고 싶었다.

Q.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단하게 된 이유는.

A. 임성기 회장님 타계 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상속세 재원 마련이 단초가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지난 10여 년간 신약개발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체급을 앞세운 파트너사들의 무리한 요구들, 혁신적 신약을 글로벌 3상까지 끌고 나갈 수 없었던 한미의 재무적 한계 등이다. OCI와의 통합은 한미의 신약개발 기조를 더욱 굳건히 하고, 빅파마들처럼 과감히 투자하고 사업 확장을 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다.

Q. 다른 기업들의 제안은 있었나. 왜 OCI였나.

A. 한미그룹의 일방적인 편입이 아니라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지주사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다. OCI와 장시간 논의한 결과 한미그룹을 지금처럼 유지하고 지켜낼 수 있는 구조여서였다. OCI는 부광약품을 인수한 만큼 제약사에 관심을 갖고 계속 팔로업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직접 만났더니 대화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됐다.

Q. OCI와의 통합으로 기대하는 시너지는.

A. 한미그룹으로서는 말레이시아 등 그 외 국가에서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인 OCI의 시장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만성질환 완제품 수출 기회를 OCI의 경험을 통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제품이 아닌 신약의 경우에도 OCI 미국이 내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이점이다. OCI와 통합 이후에는 재원이 풍부해져 신약개발 완성까지 힘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하더라도 각자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으므로 한미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신약개발에 더욱 몰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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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임상 3상까지 완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후보군은 어떤 물질이 있나.

A.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우리 손으로 직접 다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국내 임상 3상을 하고 있는데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 승인을 고려할 수 있는 곳에서도 함께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6월을 기점으로 하반기에는 삼중작용 비만치료제 LA트리플 등 현재 개발 중인 주요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 연구 결과가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되는 등 주요 R&D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시장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 역시 적절한 파트너를 만나 기술수출 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Q. 통합 이후 한미그룹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A. 한미는 ‘글로벌’과 ‘R&D’,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고성장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미국 현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MSD, 앱토즈, 어썰티오 등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롤베돈 등 신약 매출을 더욱 키우고,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여러 혁신신약의 빠른 상업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R&D 부문에서는 작년부터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만·대사 분야 프로젝트인 H.O.P에 더욱 속도를 붙이고, 면역·표적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 주력 파이프라인인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을 고도화 해가면서 새로운 모달리티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 단백질 분해(TPD) 약물 등 기존 한미의 R&D 잠재력을 배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Q. 10년 후 한미의 모습은 어떨까.

A. 매출 5조 원 규모의 신약개발 중심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롤 모델은 ‘길리어드사이언스’다. 길리어드가 타미플루와 같은 성공적인 신약개발 전략을 통해 체급을 키워 더 혁신적인 약물을 지속적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과 같이, 한미약품도 자체적인 신약개발과 OCI그룹과의 통합을 기반으로 한걸음씩 빅파마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이번 통합을 통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혁신적 신약을 만들어 글로벌 빅파마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더욱 강해졌다.

Q.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과의 사이는 어떤가.

A. 삼남매가 우애가 좋았던 만큼 (경영권 분쟁은)안타까운 상황이다. 한미를 아끼는 마음에서 입장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은 다를 수 있지만 한미라는 큰 울타리를 통해 성장한 만큼 일련의 과정들이 지나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소통하고 있나.

A. 지금 현 상황에서 한미를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한지, 지금까지 성과를 이루고 있는 구성은 어떤 구성인지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신 회장은 오랜 시간 한미와 함께 하면서 누구보다 한미의 성장과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계신다. 궁극적으로 한미를 위한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실 것이다.

Q. 임직원들이 좀 불안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하고 싶은 말씀은.

A. 20년 동안 임 회장 곁을 지키면서 느낀 것은 ‘조직을 끔찍이 사랑하는 마음’이다. 회의에 직접 참여하면서 스킨십을 쌓아가고 워크샵을 열어서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통합 전에도, 후에도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다.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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