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국유기업 상장 자회사 주가와 주주 환원 등을 경영자 평가에 반영하는 개혁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한국에서 추진 중인 ‘증시 밸류 업’의 중국판인 셈이다. 그러나 개인 주주보다는 국가 이익이 우선하는 중국 통치 시스템 특성상 이 같은 개혁안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위원회가 주식을 보유한 97개 국유기업 관련 상장사 380여 곳의 경영자 평가 기준에 주가를 비롯한 시장 가치 항목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97개 국유기업의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86조6000억 위안(약 1경 6000조원)으로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126조위안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국은 국유기업은 비상장으로 두되 해당 기업의 핵심 사업 부문(자회사)을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개혁안이 시행되면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상장 자회사 ‘페트로차이나’를 비롯해 지난해 9월 기준 총 383개사가 영향을 받게 된다.
위원회는 지금도 국유기업 대표와 간부에 대해 정기적인 경영 성적을 평가, 실적에 따라 A~D의 등급을 매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 당이나 정부 기관 요직으로 승진할 수 있다. 평가 항목은 총이익, 자산부채비율, 연구개발비율, 노동생산성, 자기자본이익률(ROE), 현금흐름 비율 등 6가지다. 위원회가 추가하려는 항목은 주가, 시가총액 등 시장가치 항목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닛케이에 “시장가치를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국유기업 경영자로 하여금 상장 자회사 (주가) 퍼포먼스를 중시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으로 투자자에 환원하는 것을 촉구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판 증시 밸류업’ 구상은 중국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유 기업 상장 자회사들이 부진을 이어가며 시장 전반의 침체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주 거품이 한창이던 2007년 11월 상장하며 주당 48.62위안을 기록했으나 최근 주가는 5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보산강철, 중국동방항공 등도 약세를 보이며 증시 침체에 일조하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의 국유기업 관련 상장사 개혁안이 효과를 볼지를 두고는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의 국가에 대한 공헌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주주보다 국가를 최우선으로 하는 중국에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혁은 근본적인 모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경영자 평가항목에 주가를 반영한다고 해도 증시 최고 경신의 원동력이 된 일본과 같은 개혁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