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퇴직연금 수익률 높여라"…시중銀 'TDF·ESG펀드'로 고객 모시기

◆200조 시장 주도권전쟁 '활활'

작년 5대銀 운용액 155조…17%↑

금리 인하 전망에 IRP 수요 늘어

비이자이익 투자 상품 다각화 나서

2차전지·美주식 등 실적배당형 인기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중은행 간 상품 다각화 경쟁이 치열하다. 퇴직연금 시장이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채권·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군을 늘리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운용액은 155조 3394억 원으로 1년 전(132조 2347억 원)보다 17.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도 198조 481원으로 16%(27조 원)나 증가하며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은행권 퇴직연금 상품 구성의 과반은 여전히 예금이 차지한다. 5대 시중은행이 각각 집계한 퇴직연금 판매액 상위 1~10위는 모두 예금·보험 등 원금 보장형 상품들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예금 이외에 약정 수익률이 높은 파생 결합 상품 ‘메리츠증권 퇴직연금 파생결합사채(ELB)’ ‘DB금융투자 퇴직연금 파생결합사채’ 등이 판매 상위권에 포함됐다. KB국민은행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파생 결합 사채가 상위권에 올랐다. 이처럼 원금 보장형 상품에 자금이 쏠린 것은 최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금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투자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생애 주기에 맞춰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대표적이다. NH농협은행에서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0년혼합자산자투자신탁’이 지난해 실적 배당 상품 가운데 판매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한화K리츠플러스부동산자투자신탁(H)’ ‘NH-Amundi올바른지구OCIO자산배분증권자(혼합-재간접형)’ 등 리츠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테마를 기반으로 한 상품의 판매도 늘었다.

펀드·ETF로의 분산투자를 원하는 가입자들을 겨냥한 상품 역시 인기다. KB국민은행에서는 퇴직연금 실적 배당 상품 가운데 TIGER 2차전지 테마 ETF의 판매액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S&P500 상품이 9위에 올랐다.

원리금 보장 상품에 매여 있던 은행권이 상품 다각화에 나선 것은 금리 인하 전망과 더불어 투자 경험이 다양한 개인들의 유입이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퇴직금을 직접 관리하고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퇴직연금 가운데 확정급여(DB)형이 87조 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확정기여(DC)형과 IRP가 각각 61조 6389억 원, 49조 394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증가 폭 기준으로는 IRP가 29%로 DB형(9.5%)과 DC형(15.9%)을 압도했다. 특히 700만 원이던 세액공제 한도가 지난해부터 900만 원으로 확대돼 ‘세테크’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시중은행들은 퇴직연금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창출을 위해 자산관리 분야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과 같은 실적 배당형 상품은 금리 수준에 따라 유동적인 경향을 보이는 만큼 금리가 낮아진다면 선호 경향이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한동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