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역대 전공의단체 대표들 “복귀 시 노동가치 제대로 보장 받아야”

대전협 역대 회장 15명 공동성명

전공의 집단사직 두고 "자유의사"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서울본부에서 열린 전공의와의 대화를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서울본부에서 열린 전공의와의 대화를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의 마지막 날인 29일 전공의협의회를 이끌었던 역대 대표들이 "교육생 신분인 전공의들의 노동에 대해 합당한 가치를 보장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역대 회장 15명은 이날 '전공의와 정부에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통해 "전공의들이 제공한 노동의 가치를 유지하고 더욱 개선하기 위해 여러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대거 사직한 배경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근무 조건과 이를 보상해주지 못하는 임금, 민형사상 위험성, 더는 가질 수 없는 미래의 희망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정부가 '전공의들의 암울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들은 "정부가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노동 삼권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 선택의 자유조차 없다고 한다"며 "생명을 되살리는 일은 고귀하지만 그 일을 개인의 자유의사를 넘어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현장의 혼선은 그동안 정부가 전공의들의 노동가치를 저평가한 채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기전을 법률로 제한해 온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전공의들에게 "어떤 이유에서든 병원과 재계약한다면 여러분의 노동에 대한 합당한 가치와 함께 이를 개선할 제도적 보완책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의사 노동자로서 노동 삼권을 보장받고, 의사 노동정책도 신설하도록 주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현행 요양기관 강제(당연)지정제에서 의사 노동자에 대한 사측은 각 병원이 아니라 정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의사 노동자에게 헌법상 가치에 반하는 명령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적재적소에 즉시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연지정제는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병원들이 의무적으로 진료하고 국가가 정한 금액만 받도록 한 제도다.

이들은 "정부가 말하는 수가(酬價) 인상은 병원에 대한 것이지, 온몸과 영혼을 갈아 넣는 의사 노동자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라며 "의사 노동자가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적절한 보상을 즉시 그리고 지속해서 현실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먼저 지난 전공의협의회장을 역임하며 모순투성이 수련병원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획기적인 개선이 되지 못했다는 작금의 현실 앞에 이를 개선하라고 우리에게 한 표 한 표 행사하신 여러 과거 전공의와 현재 전공의에게 미안함과 사죄의 마음을 먼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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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러분은 여러분의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지나치게 과도한 근무조건과 이를 보상해 주지 못하는 임금,통계적으로 누군가는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민형사적 위험성,그리고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희망일 것입니다.

정부는 여러분이 꿈을 가지고 입사한 여러분의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그런 이유가 총 의사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그리고 여러분을 위해서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하지만,우리는 압니다.의대 정원 증원이 이런 우리의 암울한 현실을 개선시킬 수 없음을.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입니다.모든 국민은 헌법상 부여된 기본권을 누릴 권리가 있고,모든 노동자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기 위해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여러분이 필수 의료에 종사하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3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헌법상 기본권인 직업 선택의 자유조차 없다고 말합니다.

건강을 증진하고 생명을 되살리는 일이 고귀하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개인의 자유의사를 넘어서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대한민국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로서 여러분의 자유의사가 일부에 의해 비윤리적이라고 비난을 받을 지라도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 볼 때 합목적적인 행동임은 부인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정부가 조성해 온 환경 속에서 맞은 파경이라고 봅니다.정부는 여러분의 노동 가치를 저평가 상태로 있도록 하였고,저평가의 정상화를 위한 기전을 법률로써 제한해 왔습니다.여러분의 정당한 노동 가치는 어느 정도로 추산될 수 있을까요?정상적인 노동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은 까닭에 여러분의 가치를 평가하기란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뉴스에서 보듯 대한민국 의료는 전공의의 노동으로 유지되고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만약 여러분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여러분이 제공하는 노동에 합당한 가치를 보장받아야 할 것입니다.그리고 보장받은 가치를 유지하며 더욱 개선할 수밖에 없게끔 하게 하는 여러 제도적 보완책을 함께 보장받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의사 노동자로서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노동3권의 보장과 함께 단위 개별 단위 의료기관에서 교육부 인가 교원을 제외한 모든 의사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조 설립과 노조 전임자 임용 강제화를 보장받아야 하고, 정부 정책에서 여러분의 주장이 우선 반영될 수 있도록 의사노동정책과 신설을 주장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부 측에 요구합니다.현행 요양기관 강제 지정제에서 의사 노동자에 대한 진정한 사측은 정부 측이라 봄이 타당합니다.정부는 말로만 국민의 생명권을 말하고 의사 노동자에게는 헌법상 가치에 반하는 명령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재정을 적재적소로 즉시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말하는 수가 인상은 병원에 대한 보상이지 온 몸과 영혼을 갈아 넣는다고 표현되는 의사 노동자에 대한 보상이 아닙니다. 의사 노동자가 노동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적절한 보상을 즉시 그리고 지속적으로 현실화해야 합니다.그래야 정부가 말하는 의료제도 개선이 말뿐이 아닌 진정한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4기 회장 류효섭·6기 수석대표 서정성·6기 공동대표 최창민·7기 회장 임동권·8기 회장 김대성·9기 회장 이혁·10기 회장 이학승·12기 회장 정승진·13기 회장 이원용·16기 회장 경문배·18-19기 회장 송명제·22기 회장 이승우·23기 회장 박지현·24기 회장 한재민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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