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마감 시한으로 29일을 제시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전공의 복귀를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 돌아오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전문의는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따로 집계된 부분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전 11시 기준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294명의 전공의가 복귀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10명 이상 복귀한 곳은 10곳이었다. 호남권에 위치한 한 병원의 경우 전공의 66명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각 병원도 전공의들을 향해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황이다. 빅5 병원(서울대·서울삼성·서울아산·서울성모·세브란스) 중 전공의가 740명으로 가장 많은 서울대병원에서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과 함께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반면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서는 복귀한 전공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접수 대기를 하는 환자들과 병원을 돌아다니는 교수나 전문의 한두 명만이 이따금 눈에 띌 뿐이었다. 병원 관계자들은 “전공의가 복귀했는지 아는 게 전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저희도 계속 파악하려고 관련 부서에 문의 중이나 부서에서 따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에서는 복귀를 문의하는 전공의들의 전화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이 이날 자정까지 전공의들에게 얼마나 파장을 끼칠지도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4일부터 현장 미복귀 전문의들에 대해 최소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도 전날 전공의 대표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문자를 보내 오후 4시부터 약 3시간가량 전공의들과의 첫 대화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완강한 입장인 전공의도 다수다. 이 자리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 씨도 기자회견을 통해 박 차관의 대화 자리에 나가지 않겠다며 “그 대화 창구가 옳은 대화 창구인지, 누구와 대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부 스스로, 대화 의지를 확인하고 대화 창구를 통일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28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80.2%인 9997명이라고 밝혔다. 근무지 이탈자는 9076명으로 소속 전공의의 72.8%다. 근무지 이탈자 비율은 27일 73.1%보다 소폭 내려 이틀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