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년연속 1조’ 롯데호텔사업부, '韓美日+베트남' 동시 공략

호캉스, 여가 트렌드로 자리매김

연회·행사 늘면서 실적 고공행진

L7시카고·L7해운대 오픈 초읽기

일본 사업 담당도 정규 조직으로

베트남은 시그니엘 첫 진출 유력

프리미엄레지던스, PB사업 강화

롯데호텔 서울. 사진 제공=롯데호텔롯데호텔 서울. 사진 제공=롯데호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매출 연 매출 ‘1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롯데호텔 호텔사업부가 올해 한국과 미국, 베트남,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레지던스 시장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는다. 이를 통해 외형을 확대하는 동시에 내실도 다진다는 구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의 지난해 1~3분기 누계 매출은 9184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롯데호텔은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호캉스가 여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에셋 라이트로 어깨는 가볍게, 발걸음은 빠르게


롯데호텔은 위탁 운영 기반의 ‘에셋 라이트’(AsLight) 전략을 신규 확장 방식의 기조로 삼고 있다. 호텔 운영권만을 가져오는 위탁 운영 방식은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직영 방식과 비교해 경영상의 재무 부담은 줄이면서도 체인망은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위탁경영호텔 1호인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를 맡으며 국내 호텔사를 다시 쓴 후 롯데호텔은 탁월한 대인 서비스를 앞세워 구 CIS 권역 국가에서 명성을 쌓았다. 해외 호텔 운영 역량을 인정받은 현재, 전체 34개의 호텔 및 리조트 중 절반에 가까운 14개를 해외에서 운영 중이며 4개의 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롯데호텔 모스크바 총지배인을 역임한 이력을 가진 김태홍 롯데호텔 대표는 신년사에서 에셋 라이트 전략 기반의 중장기적 로드맵 실행을 통해 거점 도시와 신흥 시장 위주의 해외 진출을 특히 강조했다. 특히 국내와 문화적 유사성이 높은 베트남과 일본을 새로운 성장동력의 터전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은 정부 차원의 전국적인 대단위 개발 및 관광산업 지원이 지속되는 신흥 시장으로 현지 확장의 적기를 맞았다. 하노이에서 회사의 최상위 브랜드 ‘시그니엘’의 첫 해외 진출이 유력시되면서 서울·부산에 이어 3개 이상의 롯데호텔 브랜드가 진출한 도시가 될 공산이 크다. 기존 진출 도시 외에서도 호텔 운영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역대급 엔저와 마이너스 금리 기조로 인해 관광산업이 급성장 중인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서 일본사업담당을 정규 조직으로 발족시켰다.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스키 리조트인 롯데 아라이리조트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일본 내 주요 거점 도시로의 진출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L7호텔, 2024 행운의 Lucky 7 달성할 수 있을까


호텔업은 브랜드가 소비자 유인의 강력한 동기가 되는 산업이다. 김 대표는 “차별화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히며 올해 롯데호텔의 성장 첨병으로 L7호텔 브랜드를 지목했다.



2016년 브랜드 첫 론칭 후 국내에서 3개, 해외에서는 1개 호텔을 운영 중인 L7호텔은 소재 지역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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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첫 해외 호텔인 ‘L7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 바이 롯데’를 열었다. 국내의 L7호텔이 4성급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호텔은 현지에서 5성급으로 인가 받았다. 호텔이 위치한 떠이호 지역이 전통적인 부촌인 점과 그곳에 대규모 외교단지가 조성되는 점 등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호텔은 문을 연지 3개월여만에 신규 호텔이 흔히들 겪는 인지도 부족이라는 허들을 넘어서며 저판매 상황을 돌파해 월 객실 판매율이 50%를 넘어섰다. 지역 특성을 가미하는 브랜드 기조를 잃지 않으면서도 고급화된 인테리어와 편의시설, MZ 감성에 부합하는 인피니티 풀 등으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7호텔은 곧 총 6개의 호텔을 갖추게 된다. 국내외에서 올해 4월 L7시카고 바이 롯데와 6월 L7 해운대의 개관을 연달아 앞두고 있다. 지역 특색에 맞춰 각기 다른 개성을 장착하고 고객을 맞을 전망이다. L7해운대는 해변 휴양지 특성과 잘 어울리는 시설을, L7 시카고 바이 롯데는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K-푸드 열풍에 맞춘 한식 레스토랑을 앞세운다.

특히 L7시카고 바이 롯데는 북미 지역 첫 L7호텔이 될 예정으로 롯데 뉴욕팰리스와 롯데호텔 시애틀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이 미국 동부-중부-서부를 잇는 횡단벨트를 완성하는 기점이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

국내외에서 L7호텔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7번째 L7호텔이 연내에 확정될 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2018년 이후 소식이 뜸했던 L7호텔이 스퍼트를 올리며 불과 1년만에 3개점이 늘어나게 되면서 행운의 7번째 호텔이 어느 곳에 세워질 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롯데호텔, 객실 수준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롯데호텔은 가속화되는 고령화 시대에 맞춰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산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프리미엄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은 국내 액티브 시니어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춘 호텔급 시니어 레지던스 콘셉트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올 하반기 첫 VL 레지던스인 ‘VL라우어’의 입주가 시작된다. 부산 기장군에 조성된 연면적 20만 ㎡에 육박하는 거대 복합단지 내에 자리잡은 VL라우어는 종합 메디컬센터, 한방병원은 물론 상업시설도 이용가능해 사전 분양 직후 대부분 세대가 마감될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내년 입주가 예정된 서울 마곡 지구의 ‘VL르웨스트’ 역시 청약 마감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급호텔의 노하우를 집약한 컨시어지 서비스와 롯데그룹 계열사간 통합 프로그램을 소구점으로 삼은 VL 브랜드는 향후 실제 입주가 이뤄져서 시장에 거주 경험이 쌓일수록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PB상품의 확대를 노리는 가운데 김치는 가장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품이다. 화학첨가물과 당 등을 낮추되 맛은 유지하는 로우스펙 푸드 트렌드에 걸맞는 김치를 출시하고 지난해 8월 중순 김치 사업에 도전,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약 2만 건을 달성했다.

김포족(김장포기족) 증가에 최근 급성장 중인 포장김치 시장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 관련 매출이 10억 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선행 주자를 따라잡고 있다. 배추김치·갓파김치·총각김치 등 김치 상품군을 확장하며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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