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3월 주주총회 시즌에 접어들면서 주주환원 소식에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별다른 힘을 내지 못했던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0.95% 하락했다. 지난달 29일 코스피지수는 2642.36으로 지난달 23일(2667.70) 대비 25.34포인트 내린 채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68.57에서 862.96으로 5.61포인트(0.65%) 하락했다.
수급 주체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972억 원, 개인이 1506억 원을 사들인 반면 기관이 8725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2036억 원, 개인이 2598억 원을 사들였으나 기관이 3748억 원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3월 26일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시장 기대를 크게 모았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강제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 등 강력한 인센티브가 담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그러다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일정 기준에 미달한 상장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퇴출을 주문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대한 순매수세가 재개됐다.
특히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7조 9000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달 초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일본 사례를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 매수 유입이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저PBR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주요 법인들의 주주총회 일정이 본격화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 중심의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는 영업 현금 창출을 통한 주주환원이 가능한 기업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양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예비선거가 열리는 ‘슈퍼 화요일’ 등도 주목해야 할 일정이다. 오는 4일로 예정된 중국 양회에서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부동산과 건설 경기 회복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선출이 확정되면 대선 불확실성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할 전망”이라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3월 국내 증시가 연초 대비 상승할 것으로 봤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삼성증권은 2500~2800, 유안타증권은 2480~2870, NH투자증권 2560~2820, KB증권 2520~2760을 전망했다. 코스피지수가 2700을 넘을 경우 2022년 4월 22일(2704.71)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세계 경기 성장률과 수출을 고려했을 때 상반기 중 우상향할 전망이지만 3월 중 당장 모멘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3월 코스피는 위아래가 제한된 박스권 구간 통과를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