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인 원화 이자율스와프(IRS) 청산 서비스가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누적 청산잔고가 2000조 원을 넘어섰다고 4일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원화 이자율스와프 거래의 청산 잔고는 2086조 원으로 10년 전인 2014년 말(213조 원)보다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원화 이자율스와프 거래의 청산 금액도 1280조 원으로 2014년(213조 원)의 6배 수준으로 늘었다. 청산 금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24%에 달했다.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는 증권이나 장내외 파생상품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제불이행 위험을 방지해 투자자가 제때 증권을 양수하거나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결제불이행으로 인해 금융시장이 혼란해지는 것을 막고자 CCP 청산을 도입했다. 국내에선 한국거래소가 CCP 운영기관으로 지정돼 2014년 3월부터 원화 이자율스와프에 대한 청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장외파생상품 거래 당사자들이 개별적으로 결제 이행을 책임졌지만 중앙청산소가 모든 거래의 상대방으로 참여하며 상호 간의 결제 이행을 보장하게 됐다. 금융기관이 파산해도 연쇄도산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지난달 말 기준 청산 참여 기관은 총 64개사로 각각 외국계 은행 17사, 증권사 23사, 국내은행 13사, 보험 5사, 자산운용 6사 등이다. 2014년에는 국내 은행의 비중이 높았지만 거래소가 유럽연합(EU), 일본 등 해외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격 CCP 인증을 취득한 2016년 이후 외국계 은행의 청산 참여가 늘었다.
지난해 청산금액 비중은 증권사가 46.0%로 가장 컸으며 외국계은행(38.6%), 국내은행(14.7%), 보험사(0.7%) 순이었다.
거래소는 “추후 이자율스와프의 청산 명세를 넓히고 외환파생상품 등으로 청산 대상 상품을 확대해 장외파생상품시장의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영국과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격 CCP 인증을 취득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개선해 선진 CCP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