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4·10 총선을 37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한껏 자세를 낮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충남 천안에서 격전지 순회의 첫발을 내디디며 상승세 굳히기에 나섰다.
4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국민의힘이 46.7%, 민주당이 39.1%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2월 넷째 주)보다 국민의힘은 3.2%포인트 올랐고 민주당은 0.4%포인트 떨어졌다.
양당의 격차는 7.6%포인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은 지난해 2월 셋째 주 이후 1년여 만이다.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1.2%포인트 내린 3.1%, 녹색정의당은 1.4%포인트 내린 0.7%, 새로운미래는 1.6%로 각각 집계됐다.
한 위원장은 한 달 만에 당 지지율이 7%포인트가량 올랐지만 신중론을 내세우며 당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공천 파동에 휩싸인 민주당이 혼란을 수습하고 선거 막바지 정권 심판론을 부각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진 총선에서 여당이 불리해질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민주당에 뒤지고 있다”며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꼭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에서 탈당한 4선 김영주 의원의 입당식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더 강해진다”며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는 이 대표가 자신이 촉구한 1대1 TV 토론에 대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가 먼저”라며 거부하자 “일대일 토론을 하게 되면 (이 대표가)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피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우리 모두 거대 양당을 이끄는 정치 리더”라며 “사실대로 토론하면 된다. 그걸 못할 정도면 정치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어준 사회도 상관없다”며 “토론에 응해주시라”고 거듭 촉구했다. 친야권 방송인 김어준 씨가 토론 사회자를 맡아도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창당 대회를 연 범야권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종북 좌파 세력으로 규정하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민과 함께 반미·반(反)대한민국 세력의 국회 진출을 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중원 최대 격전지인 천안을 방문해 백석대 학생들과 만나고 천안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시민들과의 접점을 늘리며 격전지 민심 잡기에도 돌입했다. 한 위원장은 “충청은 치우치지 않은 민심을 보여준 곳”이라며 “충청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이 선거를 출발하는 우리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국 16개 시도별로 개최하려던 당원 결의 대회를 취소하고 5일 충북 청주와 7일 경기 수원, 8일 경기 성남·용인 등을 차례로 방문해 직접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인다.
한 위원장이 이날 찾은 천안의 갑·을·병 선거구는 4년 전 국민의힘이 모두 민주당에 패한 지역이다. 한 위원장은 모든 일정을 천안갑에 공천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함께하며 지원사격을 벌였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 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