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탈당 대신 잔류를 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진정될 지 주목된다. 임 전 실장의 결정에 “매우 고맙다”고 화답한 이재명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공천받은 서울 종로를 필두로 선거 지원 행보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당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문’ 핵심인 임 전 실장은 본인의 옛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전략공천된 후에도 선거운동을 이어가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이달 2일에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 대표와 만나 탈당 가능성도 제기됐다.
임 전 실장의 잔류 결정에 이 대표는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 이라며 “정권 심판이라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합쳐주시면 더욱 고맙겠고, 모두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당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곧장 서울 종로로 이동해 곽상언 후보 지원 유세에 합류했다. 이 자리에는 곽 후보의 부인이자 노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정연 씨도 함께했다. 공천 파동 속에 거리가 멀어진 친노·친문에 화해의 손짓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온갖 희한한 소리들이 난무해도 우리는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해 강병원·박용진·노영민 등 비명계 인사들의 경선 결과가 나오는 6일이 두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공천이 배제돼 탈당을 예고한 홍영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당내 공천 파동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방식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날카롭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4선의 우상호 의원은 전략공관위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결정하기로 한데 대해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일갈했다.